쓰나미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기고]대한민국 주식시장을 고발한다(29)

 
 

2001년 그날은 내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물론 그날도 친구와 생맥주를 마시면서 앞으로 펼칠 영화사업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마침 맥주집 TV에서는 엄청난 재난영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건 영화가 아니었다. CNN로고가 박혀있었다. 실제 상황이었다.

9.11 사태.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충격적인 장면이 뉴스마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반복되었다. 세계는 공포의 도가니에 빠졌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이후 미국은 일주일 동안 아예 증권시장도 열지 못했다. 국내 주가지수는 불과 몇 일만에 고점대비 -17.54%가 떨어진 463point를 기록했다.

이런 경우 주식투자자들은 두 패로 나뉘어 진다.

상황을 바라보는 마인드가 ‘부정적’인 투자자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남보다 먼저 보유주식을 매도하려고 몸부림친다. 보유주식의 미래에 대한 희망 같은 것은 아예 없다.

반대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는 예측하지 못한 악재에 순응한다. 모든 사태가 결국은 잘 풀릴 것이라 믿는다. 보유주식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이 있기에 주가가 폭락 하더라도 믿고 보유한다.

그럼 어떤 투자자의 매매전략이 승산이 있을까?

9.11사태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세계 증권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국내 주식시장은 급등을 이어가며 7개월 만에 주가지수 943point를 기록하게 된다. 9.11사태 당시 주가지수보다 두 배 이상이 급상승한 것이다. ‘세상을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라’는 평범한 말이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중요한 교훈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경우다.

주식투자는 나무 키우기와 같다. 좋은 묘목을 고르듯 투자자들은 고수익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을 종목을 신중히 고른다. 나무를 키우다 보면 가뭄이 올 수도 있고 한파가 몰아칠 수도 있고 또한 병충해에 시달릴 수가 있다.

9.11사태 같은 심각한 병충해가 왔다고 지레짐작으로 이 나무가 열매를 맺을 수 없다고 속단하여 묘목을 헐값에 내다파는 짓은 바보다. 모두 부정적인 마인드 때문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빨리만 자라는 조생종 묘목만 찾아 다니다 결국 수확의 기쁨도 누리지 못하고 쪽박 차는 경우가 많다.

필자인 불곰은 IMF시절에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9.11사태,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났을 때도 흔들림 없이 주식을 꽉 쥐고 있었다. 가뭄과 한파를 이겨낼 수 있는 좋은 묘목을 골랐기에, 시련이 지나고 나면 늘 달디단 열매를 주렁주렁 맺어 주었다. 긍정의 힘이 이토록 위대한 것이다.

지금 주식시장에 또 다른 쓰나미급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신용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마구 달러를 찍어내던 미국이 이를 회수하겠다는 결정을 했다. 이른바 ‘양적완화 축소정책’이 통과됐다. 이 정책이 현실화되면 달러의 가치는 다시 상승하여 재정적자가 심화된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하락하고 동시에 금융위기에 봉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신흥국의 금융위기설이 모락모락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이 지난 목요일까지 연속 5일째 하락했다. 경제뉴스와 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이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이미 보유종목을 매도하고 주식시장을 떠났다.

주식투자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긍정적이어야 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어떠한 혼란을 초래할지 지금으로써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게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이다.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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