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 없다. 보험도 그렇다.

[기고]대한민국 주식시장을 고발한다(26)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내신 보험료도 만기가 되면 전부 돌려 드립니다’

TV광고에서 자주 듣는 보험광고다. 보험보장도 기본적으로 되면서 만기에 보험료를 전부 돌려받는다니 얼핏 듣기에 거의 공짜다. 오죽하면 평생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가르치시던 나의 아버지까지도 가입했다.

아버지는 ‘손해 볼 것이 없지 않느냐’고 하신다. 과연 그럴까?

보험에는 납입한 보험료가 사라지는 순수보장형 보험과 만기시에 납부한 보험료 전부를 돌려받는 만기환급형 보험이 있다. 원금까지 보장받으며 보험혜택을 누린다는 것이 만기환급형이니 아버지와 같은 어르신들이 많이 선호한다.

그런데 실상을 알고 나면 보험사의 상술에 당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기에 납부한 보험료 전부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순수보장형에는 없는 적립보험금이라는 명목으로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똑같은 보장조건인데 원금을 만기에 돌려 받기 위해서는 두배가 넘는 비싼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어, 30살 20년납 80세만기 조건의 만기환급 보험상품을 알아보자.

매달 10만원씩 납입하는 보험이라 가정할 때, 20년 동안 2,400만원을 납입하게 된다. 원금회수는 80세 만기이니 50년 뒤에 가능하다. 50년 뒤에 이자 한푼 없이 2,400만원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50년 전인 1963년도 2,400만원을 생각해 보면 50년 후의 원금회수가 얼마나 의미 없는지 가늠이 된다.

보험방식과 투자방법을 바꿔서 생각해 보자.

만기환급형의 보험보장과 똑같은 조건의 순수보험에 가입하고 보험회사에서 만기에 보험료를 돌려받지 않는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보험사에서 보험료 원금을 만기에 받기 위해 추가로 납입하는 적립보험금을 일반 은행 정기적금에 매달 예치한다면 50년 뒤에는 원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이 사실을 안다면 누가 만기환급형 보험에 가입하겠는가? ‘공짜가 세상에 어디 있냐’며 깐깐하시던 나의 아버지가 속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것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보험설계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본업에 충실한 보험설계사를 욕할 수는 없다. 보험도 장사이기 때문에 적립보험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보험설계사는 수수료 수입이 많아지고 보험사는 이자 없이 운용할 수 있는 여유로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좋은 것 아닌가.

만기에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보험사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간 소비자들은 보험사의 상술에 놀아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 단지, 원금손실을 회피했다는 심리적 안도감에 만족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험을 위험을 보장하는 장치라고 생각하지 않고, 재테크 수단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보험은 저축이 아니다. 위험을 보장하고 사라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보험이다. 본전 생각에 보험료가 소멸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재테크의 개념을 생각한다면 개인은 더 손해를 보게 된다.

아버지의 말이 맞다. ‘이 세상에 공짜는 절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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