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한민국 주식시장을 고발한다(7)
워렌버핏의 주식 투자방식에 대한 책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가 직접 쓴 책은 없다.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추측으로 구성한 책들이다. 하지만 워렌버핏의 자식 교육관은 명확하다. 인터뷰를 통해 그가 직접 밝힌 내용이다.
“똑똑한 자식이라면 나의 유산이 필요 없을 것이고 무능한 자식이라면 나의 유산을 관리할 능력이 없을 것이다. 무능한 자식에게는 돈이 독이 된다.”
역시 뛰어난 통찰력이다. 혹시 누가 내게도 같은 질문을 던질까 답변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누구도 내게 묻지 않는다. 내가 워렌버핏처럼 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다들 아는 것 같다. 그런데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워렌버핏보다 멋진 답변을 준비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내게는 딸이 둘 있다. 딸들은 성장해가며 계속 꿈이 바뀌고 있다. 동화작가부터 시작하여 동물 행동학자, 외교관, 심리학자 그리고 지금은 초코렛 장사를 하는 사업가다. 딸들이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계속 꿈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에 적응해 가다 보면 자신의 꿈은 멀어지고 남들과 똑같이 취업전쟁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걱정스럽다. 운이 좋아 대기업에 들어가도 인생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에 취업하는가 하는 문제와 행복하게 사는 삶은 또 다른 문제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딸들의 꿈을 지켜주고 그들이 행복하게 인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그럼 나는 아버지로서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고심 끝에 생각해낸 것이 있다. 주식 투자를 가르치기로 한 것이다. 좀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바로 '자본으로부터의 해방'을 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마르크스의 '자본'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딸들이 자신의 꿈을 세상에서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사업자금을 말하는 것이다. 자기 자본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면 굳이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되고, 또한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아 자신만의 인생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불곰주식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주식강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딸들도 알아들을 수 있게 최대한 쉽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딸들은 지난 30개월 동안 최고의 수강생이었다. 대만족이다. 목적이 달성됐으니 회원들을 호객하려고 네이버나 다음에 카페를 만들 필요도 없었다. 그러는 사이 입 소문이 났는지 적지 않은 숫자의 회원들이 딸들의 클래스메이트가 되어 주었다.
주식투자가 도박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한다. 왜 딸들에게 도박을 가르치는 지, 그에 대한 답변은 기고 첫 회에서 밝혔듯이 나는 주식시장이 노름판이 아닌 노다지판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딸들에게 왜 주식투자를 가르치냐며 힐난하는 분들의 입장도 이해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해답은 간단했다. 바로 성공사례(Success Story)가 없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를 통해 자본축적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대한민국의 잘못된 주식투자문화이다.
말을 바꿔보자. 돈을 벌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쩔 것인가, 그런 것이 있다면 당연히 자식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이 현명한 부모 아닌가. 자본을 키우고 관리할 수 없다면 얼마의 유산을 남겨 주든 당신의 자식세대에서는 깡통을 차게 될 것이다. 주식투자를 제대로 가르치면 돈을 벌고 관리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을 갖게 된다. 그래도 자식에게 주식투자를 가르치지 않을 것 인가.
2010년 8월, 나는 초등학생 두 딸에게 주식계좌를 개설해 주었다. 6개의 회사를 선정해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투자를 원하는 회사를 고르도록 했다. 주식 몇 주를 사주었더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배당에 대해 이해하고 회사시스템을 하나하나 터득해 나갔다. 경제학을 통해 거시를 보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기업을 통해 실물을 이해하는 것이 진짜 경제교육이다.
나는 딸들이 스스로 주식투자를 해나갈 수 있도록 지금까지 30개월이 넘도록 주식강의를 열심히 하고 있다. 열심히 하는 이유가 있다.
‘투자 중에 수익률이 제일 높은 투자야 말로 바로 자식교육에 투자하는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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