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녹취록’ 3개 존재…‘검찰 작성본’이 법정 증거로”

조작 정황 ‘정영학 녹취록’, ‘쿠팡 불기소 지시’ 엄희준이 증거로 제출

검찰이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해 법정에 제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영학 회계사는 2012년 8월부터 2021년 4월까지 김만배, 남욱, 유동규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민간 속기사 사무실에 의뢰해 문서로 만든 뒤, 2021년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검찰은 원본 파일을 독자적으로 해석해 별도의 ‘검찰 버전 정영학 녹취록’을 작성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표현을 ‘용이하고’, ‘실장님’, ‘윗 어르신들’ 등으로 추가하거나 삭제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다.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2022년 5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대장동 개발 배임 의혹'과 관련 3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정 회계사 측은 검찰이 정진상 전 실장과 김용 전 부원장에 대한 구속을 위해 녹취록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의견서와 항소이유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검찰 버전 ‘정영학 녹취록’은 이재명 대통령과 측근들을 특정 범죄와 연결하는 수사·기소의 핵심 근거로 사용됐는데, 이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한 인물이 최근 ‘쿠팡 무혐의 지시’ 당사자로 지목된 엄희준 검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엄희준 검사는 2022년 윤석열 당선 이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검사를 맡아 이재명 대통령 대장동 의혹 수사를 주도했다.

해당 내용을 보도한 김종훈 기자는 14일 자신의 SNS에 “윤석열 정부 들어 구성된 수사팀(2기 수사팀)이 기존의 녹음파일과 녹취록 이외에 별도의 녹취록을 작성해 증거로 사용했다”며 “이 말은 2개로 알려졌던 정영학 녹취록이 3개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김 기자는 두 녹취록의 표현 차이를 보여주는 예로 다음 문장을 제시했다.

- 1기 수사팀 녹취록

“이제 재창이 형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 2기 수사팀 녹취록 (윤석열 정부 이후)

“이제 실장님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김종훈 기자는 기존 녹취록과 새 녹취록의 표현 차이는 “결국 이재명 대통령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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