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고발한다(1)
나는 장사꾼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장삿속이 있다. 장사꾼이 이익을 꾀하기 위해서 가지는 속마음이 장삿속이다. 나도 장사꾼이기 때문에 물건을 살 때면 항상 상대방의 장삿속을 추측해 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상대방의 장삿속을 모르고 수행하는 사업은 성공하기 힘들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증권회사로 가보자. 주식투자를 하기 전에 증권회사의 장삿속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증권회사도 주식회사이고 주주들이 엄연히 존재한다. 결국 증권회사도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삿속을 가지고 있다.
증권회사의 가장 큰 수입원은 고객들의 매매수수료이다. 증권회사의 수수료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자신의 자산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다. 결국 실패한다.
구체적으로 증권회사 영업사원을 통해서 매매를 했을 경우의 매매수수료와 거래세를 살펴보자. 한 종목을 1회 매매하면 대략 1.3% (매수수수료 0.5% + 매도수수료 0.5% +거래세 0.3%)의 비용이 발생한다.
1.3%의 수수료는 어느 정도 일까? 1억 원을 가지고 수익과 손실이 없는 동일가격에 매달 4번 정도의 거래를 한다면 13개월 후 53번째 거래에서 남는 원금은 5000만원 이하로 반토막이 된다. 이런 투자방식으로 주식투자를 한다면 50%정도의 매매수익을 유지해야 원금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잦은 매매가 이어지다보니 투자 원금을 유지하는 주식투자자가 많지 않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최근 증권사들의 과도한 회전매매가 문제가 되고 있다. 자신의 계좌를 영업사원에게 일임함으로써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증권회사를 욕하지 않는다. 증권회사는 영업수익을 더 많이 얻기 위한 장사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자성어에 석불가난<席不暇暖>이라는 말이 있다. “이곳 저곳 분주하게 돌아다니느라 한곳에 머물 여유가 없어서 자리가 따뜻해 질 새가 없다”라는 뜻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가장 유의해야 할 문구다.
분주하게 돌아다니다 보면 돈이 다 샌다. 지금 대한민국 투자자는 자신의 자산을 더 키우기 위해서 재테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거꾸로 증권회사의 노련한 재테크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투자를 하기전에 먼저 증권회사의 장삿속을 알자. 그리고 석불가난을 염두에 둔 진득한 투자방식이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자.
20년이 넘도록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그런 내가 최근 4년 동안 매매한 횟수는 몇번일까? 단 2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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