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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처럼 어설퍼야 돈 번다[기고]대한민국 주식시장을 고발한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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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곰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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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2.22  23:51:24
수정 2013.03.02  11: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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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곰을 좋아한다. 그래서 비즈니스도 주식투자도 곰처럼 한다.

나의 첫 사회 생활은 종합상사 해외영업 업무로 시작했다. 운이 좋았다. 영업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독립해서 회사 오너지만 그래도 중요영업은 반드시 내가 직접 뛴다. 비즈니스에 있어서 영업이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도 가능하면 영업부서에 지원할 것을 늘 추천한다. 영업을 하다 보면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다.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영업부서를 권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영업하는 사람은 목적을 가지고 고객을 만난다. 목적이 있다 보니 항상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 순간순간을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20년을 천직이라 믿으며 영업 일을 하다 보니 나만의 조그만 지혜가 생겼다. 누구와도 5분만 이야기 해보면 상대방이 나와 사업을 할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나에게 사람을 나누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곰 같은 사람과 여우 같은 사람이다.

곰은 느리고 둔해 보인다. ‘Stupid’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멍청해 보인다. 반면 여우는 ‘Shrewd 또는 Crafty’라고 표현하고 싶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술수가 좋아 보이는 사람들.

영업을 처음 시작하게 되면 모두가 여우처럼 일한다. 27살 종합상사 영업맨이던 나도 그랬다. 사람들을 만나보니 영업은 여우소굴이었다. 5-60대가 되어서도 현장을 지키는 외국인 영업맨들은 여우 대왕들이었다. 엄청난 수완과 예리한 분석, 따라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포기하기로 했다. 겸손하게 내가 가진 사소한 기술과 계산기를 내려놓았다. 술수를 배제하고 Stupid하게 내 자신을 드러내 보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내가 얻으려는 이익이 얼마라고 드러내 보이며 진솔하게 접근했다. 그랬더니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상대방도 쉽게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었다. 결론은 대성공이었다.

그래 여우 보다 곰의 길을 가자. 영업에서 터득한 나의 곰 행보는 주식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나의 곰 방식 주식투자는 여우 방식과 두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첫째, 장기투자를 한다.

나는 증권회사가 아닌 종합상사에 다녔기 때문에 해외출장이 많았다. 그래서 시황분석이나 시장정보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단타거래는 생각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1년에 한 종목을 고른다는 생각으로 우량 저평가된 주식 중에서 사업 성장성이 좋은 회사를 찾아 투자를 했다. 사업성장성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판단은, 종합상사의 특징인 바늘에서 미사일까지 돈이 되면 다 판다는 정신으로 여러 아이템을 섭렵하고, 업계에 있는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사업성장성을 보고 매수한 주식에 대해서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황분석이나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 HTS자체를 보지 않는 건 물론, 그날의 종가 정도만 체크하는 수준에서 관심을 보이고, 나의 회사 본업에만 충실했다. 저평가된 주식이 제 가치를 찾을 때까지 기다린다는 단순논리 때문에 주식투자가 본업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간혹 나오는 악재뉴스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했다. 곰이 벌통에서 꿀을 꺼내 먹기 위해 벌침 몇 방 정도 맞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고 여기면 그 뿐이었다. 나는 지금도 주식투자를 하는데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

둘째, 목표 수익률이 높다.

여우 방식의 투자자들은 상황판단이 빠르고 기교가 좋다. 열심히 눈을 돌리면 종목마다 5~ 10%정도씩 수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분들에게는 축복이 있길 바란다. 하지만 나는 좀 다르다. 일단 사들일 종목을 정하면 목표 수익률을 100%로 잡는다. 두 배가 되면 팔겠다는 생각으로 매수한다. 물론 실패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목표수익률을 높게 잡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주식을 매수하는 순간 우리는 철저히 Risk-taker(위험감수자)가 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위험은 모든 주식은 상장 폐지로 인해 하루 아침에 휴지가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삼성전자 주식도 포함된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데 수익률 5~10%를 목표로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은 장사꾼의 입장에서 볼 때 분명 손해 보는 장사다.

내가 인터넷에서 주식 강의를 시작한지 30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 49종목을 추천했고 그 중에 15종목을 매도했다. 15종목 매도 평균수익률은 85.6%이다. (매도된 종목명과 매도된 이유가 포함된 동영상이 모두 공개되어 있다.)

대교약졸 (大巧若拙)이라는 말이 있다. '세련된 기교는 어설프다'라는 말이다. 곰처럼 어리석어 보이는 투자방식이 진정한 고수의 세련된 투자방식이라고 나는 믿는다.

살다 보니 곰은 항상 여우보다 강했다.
곰처럼 살자.

그래도 여자는 여우가 낫다. 


※ 외부기고는 ‘go발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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