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걱정되세요? 보험연금 들지 마세요”

[기고]대한민국 주식시장을 고발한다(25)

 
 

“은퇴 걱정되세요? 보험연금 상품이 있어요”

광고 문구가 아니다. 잘나가는 경제신문의 기사제목이다. 이렇듯 확신을 가지고 권하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보험연금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혹시 ‘go발뉴스’ 독자 분들 중에도 보험연금 상품으로 노후를 준비하려는 분이 계실까 걱정이다.

남 걱정에 여념이 없는, 불곰이 오늘은 보험연금 상품의 허실을 고발해드린다.

2001년, 국내 보험사들은 직장인들의 은퇴 이후 불안한 노후를 대비해준다는 취지로 일제히 새로운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그게 바로 ‘변액연금보험’이다. 이 보험은 보험금의 85%~90%정도를 투자로 돌려서, 그 운용수익을 보험가입자의 보험 환급금에 반영한다는 콘셉이다.

주위의 보험설계사들로부터 한번 이상은 아마 가입권유를 받아 보셨을 것이다. 이때 보험설계사가 늘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바로 예상 투자수익률표다.

그 표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은 걸로 나와 있는 게 변액유니버셜 보험이라는 상품이다. 이 상품에, 놀라지 마시라, 벌써 380만 명이 몰려들었으며, 연간 10조원을 보험료로 납부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박 상품이다.

그럼 수익률도 역시 ‘대박’이었을까?

2013년 4월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판매되고 있는 20개 생명보험사의 37개 상품의 1년 수익률을 평가한 결과, 지난 2월말 기준 실수익률이 1.55%에 머물렀다고 한다. 최근 5년간의 물가상승률이 3.3%고 정기예금 이율이 3%이니,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그야말로 ‘쪽박’인 셈이다.

이걸로 노후를 대비한 사람은 ‘쪽박’ 차기 꼭 알맞다는 얘기다.

그런데 왜 380만 명이나 가입을 했으며, 왜 이 상품이 보험사의 주력상품으로 떠올랐을까?

바로 보험가입자들이 이 상품이 가지고 있는 3가지 진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걸 설명해 드리겠다. 잘 보시길.

첫째, 변액연금보험은 매년 6년 동안 납입보험료의 10%~14%를 보험사가 먼저 떼간다.

즉, 연간 1,000만원을 변액연금보험료로 낸다면 6년 동안 매년 100만원에서 140만원을 보험사가 이른바 ‘사업비’ 명목으로 가져간다는 것이다.

‘사업비’란 말 그대로 보험사가 사업을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보험설계사 판매수당이 제일 크고, 인건비, 건물임대료 등이 나갈 것이다.

더구나 보험업계 특성상 설계사의 판매수당을 보험사가 먼저 지급하기 때문에, 가입자가 보험을 조기 해약하게 되면 원금 대부분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들 몫은 미리 챙긴 얌체 보험사, 그들이 과연 고객의 수익률에 얼마나 신경을 쓸 것인가. 제 발이 저렸는지, 보험사들은 보험가입 7년차부터는 ‘사업비’가 대폭 인하되기 때문에 보험가입자에게 아주 유리하다고들 홍보한다. 보험사는 고객을 바보로 안다.

둘째, 변액연금보험 가입자 대부분이 손해를 보는 게임구조다. 중도해약 때문이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중도 해약하는 가입자가 급격히 늘어 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으로 연금보험 가입자 10명 중 4명정도(37.6%)가 불과 2년 내에 보험을 중도 해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연금보험의 보험료 불입기간이 10년~20년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꼬박 보험료를 불입해서 연금혜택을 보는 가입자는 극히 소수일 것이라는 얘기다. 중간에 해약을 해도 보험사는 이미 사업비를 모두 챙겼으므로, 손해 보는 것이 없어서 해약을 막을 필요가 없다. 실제 막지도 않는다.

결국 연금보험이라는 상품은 10년이나 20년 동안 목돈이 필요 없는 안정된 수입원이 보장된 사람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그런 꿈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가? 불행하게도 거의 없다.

셋째, 연금보험은 ‘불완전 판매’가 많다. 이건 문제다. 사기다.

‘불완전 판매’란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의 내용이나 투자위험성을 충분히 알려주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보험사기에 가담한 보험설계사 숫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보험사기의 대부분이 불완전 판매에서 발생한다. 물론 보험설계사가 복잡한 연금보험 상품의 이해가 부족해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도 있지만, 설계사 자신의 판매수당 증대를 위해 보험상품의 Risk를 고객에게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양쪽 모두 심각한 문제다.

이제 결론이다.

변액보험은 이름만 보험일 뿐, 사실상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다. 금융투자상품이라지만 그렇다고 보험사에 뾰족한 투자기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험사는 법률상, 변액보험의 자산 운영을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변액연금보험의 복잡한 수수료 체계에 질려서 더 이상 뭘 알려고 하지를 않으시는 것 같다.

한마디로 말씀 드리겠다.

“은퇴 걱정되세요? 보험연금 들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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