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역사인식.. 통합야당에 필요한 자격증
민주주의가 민생이다
해방 이후 한국사.. 민주화 빛나는 역사
4.19에서 10.4까지. 부마항쟁과 저 5.18과 6월항쟁과 6.15로 이어지는 이 연표는 하물며 정당세력의 정치적 목표 따위와 연관해서 손익을 따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해방 이후 한국사는 민주화와 통일을 향해 온몸으로 전진해온 고난에 차지만 빛나는 역사다.
직선제부터 통일운동까지.. 자랑스런 민주 노정
민주화운동은 직선제를 포함한 정치적 사회적 민주화와 더불어 분단체제를 극복하고자 한 통일운동을 아우르고 있다. 이는 온전한 공화정과 비분단국가를 세우고자 한 항일독립운동을 몸과 기억과 기록으로 이어온 벅찬 일이자 아시아 국가 중에서 드물게 스스로 민주적 목표에 다다른 자랑스러운 노정이다.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 이것이 ‘진짜’ 한류
굳이 옆 나라를 말하자면 일본은 이와 같은 민주화의 내적 동력을 다수 대중이 주체가 되어 실현한 적이 결코 없다. 여타 아시아 나라들에서도 민주화운동이 있었지만 한국인이 해낸 만큼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하사받은 적도, 거저 얻은 적도, 앵벌이로 구걸한 적도 없다. 한국인은 시대와 역사의 무릎에 피를 흘리면서 이 자유를 스스로 쟁취해냈고 이 행동과 가치를 아시아와 남미 등에 수출했다. 단적으로 말해 진짜 한류가 이것인 것이다.
독재자도 혜택 주는 민주주의의 위대함
3.1운동과 4.19를 내세우고 있는 현행 헌법 전문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기꺼이 구체적으로 성스러운 가치다. 민주주의의 위대한 점은 하물며 이를 탄압하고 방해하고 짓밟은 자에게까지 어김없이 두루 햇볕 같은 혜택을 함께 하게 한다는 데 있다.
대중이 쟁취한 민주성과.. 87년 체제 부인하나
단적으로 이 절차 민주주의를 박정희, 전두환 독재권력으로부터 주권자 대중이 쟁취해내지 못했다고 한다면 지난 대통령과 현 행정부 권력은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민주화운동을 통해 얻은 이 성과가 이른바 87년 체제와 형식을 빌려 내용적으로 부인되고 있는 데 있다. 작년 대선 부정은 그 절차마저 훼손된 일이다. 여기서 87년 체제란 길게 소급하자면 4.19 이후 자유를 향한 주권자의 광범한 운동의 응집적 가치를 말한다.
민주화 역사에 이념 운운.. 발상 자체가 해괴
며칠 전 통합을 이루었다는 야권 어디쯤에서 이 역사에 대한 모종의 이의가 제기되었다. 과거의 소모적, 비생산적인 이념논쟁은 피하는 게 좋고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념논쟁 식 이야기가 나올 소지가 있는 것은 가급적 집어넣지 않고자 했다는 말도 돌았다. 그에 따라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정상선언 등을 제외할 것을 제안했다고 하더니 여론이 빗발치자 ‘실무자들 사이’라거나 ‘뜻이 잘못 전달’되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통합당 정강정책에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논의했느냐 여부를 따지고자 하는 뜻은 추호도 없다. 이미 그 발상과 언설이 떠돈 근저가 해괴한 까닭이다.
“민주주의 없는 ‘민생’은 생업에 불과”
민주주의 없는 민생은 한낱 생업뿐이다. 지금 주권자는 민주주의에 배가 고프다. 민주적 가치와 제도실현이 곧 민생이라는 걸 모른다면 적어도 직업정치는 당장 때려치우는 게 맞다. 경제민주화, 복지 따위가 바로 민생의 핵심이지 않은가. 통일 또한 다르지 않다. 냉전 공안정국은 모든 민생 과제를 일거에 멸실시키고 있다. 경제와 복지에 관한 거짓 약속을 응징하는 일을 넘어 이 민주적 목표를 달성코자 정치세력의 응집이 필요하다고 여겨서 주권자들이 통합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민생주의자’들은 이 참에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게 아니라면 통합은 직업정치가들의 세력 놀음일 따름이다.
올바른 역사인식.. 통합야당에 필요한 자격증
통합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지만 냉전독재세력에 대한 대자적 집결, 민주주의와 민생실현을 위한 야권통합은 정당을 넘어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해오곤 했다. 이를 잇고 주권자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정강정책 따위 만들기 전에 한국 근현대사 한두 권쯤은 함께 읽고 참고하길 진심으로 권한다. 민생의 뿌리가 거기 있다. 왜곡되었다는 말이 맞겠지만 장외투쟁금지조항 어쩌고 하는 말 이래로 뇌를 벌레에게 씹힌 듯한 기분을 씻어주려면 더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역사인식과 그에 걸맞는 언행은 통합야당 새 출발에 반드시 필요한 자격증이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 주권자 대중은 민주의의와 정의에 배가 고프다.
‣ 3.20 <데일리 고발뉴스> 서해성의 3분직설 (10분 32초~)
[편집자註] 서해성 교수의 ‘시론’은 매주 목요일 뉴스독립군 <고발뉴스>를 통해 방송되는 ‘서해성의 3분 직설’을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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