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산화탄소 누출로 협력업체 직원 사망

원인 두고 의견 분분.. 네티즌 “삼성은 사고공화국?”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소방센서 오작동으로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분사돼 건물 시설관리를 맡은 협력업체 50대 직원 1명이 숨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27일 오전 5시 9분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지하 1층 변전실에서 소방설비가 오작동을 일으켜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살포됐다.

삼성전자는 당시 변전실에는 45㎏들이 액화 이산화탄소 탱크 50개가 연결돼 있었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오작동으로 탱크 안에 있던 가스가 상당량이 분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구조대를 2분 만에 출동시켜 응급 복구에 나섰으나, 오전 6시15분 쯤 시설물 운영·관리를 맡은 협력업체 직원 김 모 씨가 변전실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20여m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 씨는 아주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오전 7시 숨졌다. 병원 관계자는 “김 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심장이 멈춰 있었다.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안타깝게 숨졌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김 씨가 숨지자 오전 8시께 경찰에 직접 사망신고를 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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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김 씨가 문틈 등으로 새어나온 가스에 질식해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넓은 기계실에서 김 씨가 대피하지 않은 채 숨진 것은 물론 평소 열려 있던 기계실 출입문이 사고 당시 잠겨 있는 등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대목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기계실 면적이 비교적 넓어 김 씨가 치사량에 이르는 이산화탄소에 노출됐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렵다. 또 밀폐된 변전실에서 가스가 기계실로 확산됐더라도 화재 경보음을 들은 김 씨가 밖으로 대피하지 않고 내부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는 점도 의문이다.

더욱이 김 씨가 발견된 지점이 근무 위치에서부터 출입문으로 가는 동선에서 벗어나 있는 곳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김 씨가 플래시를 들고 스팀밸브 근처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것으로 보아 경보음이 울리는 지점을 찾으려다가 장시간 이산화탄소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항상 열려 있던 지하 1층 기계실 문이 사고가 났을 때 잠겨 있었던 점도 의문이다. 만일 평소처럼 문이 열려 있었다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소방대 진입이 빨라 김 씨가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사망에 이른 직접적인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제기되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신속히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질식사를 전제하고 제기된 의문점은 사인조사가 완료되면 해소될 것”이라며 “수사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사고경위를 철저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네티즌들은 “언제나 그렇듯 일이 터진 후 앞으론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하고 또 재 반복. 세계 제일 전자기업의 근무 환경은 제일 열악. 반도체 직원들 백혈병에 불산 누출에 이번엔 이산화탄소까지 대체 언제까지 외양간 고칠 건가”(sub****), “철저히 조사하고 유족들한테 제대로 보상해야한다. 어떤 말로도 사랑하는 가족을 하루아침에 잃은 그 슬픔 위로되지 않는다. 진심으로 사죄하고 보상 제대로 해라 삼성”(jae****), “삼성은 사고공화국인가? 돌아가신 분의 유가족들에게 사죄하고 충분히 보상해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kd****)라며 삼성전자 측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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