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서 또 불산‧염소가스 누출…11명 병원치료

시민단체 “환경부‧노동청 태평…전담부서 만들어야”

(주)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 불산이 포함된 유독물질이 유출된 데 이어 구미공단 내 화공약품 제조업체인 구미케이칼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주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구미는 지난해 9월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 사고로 5명이 숨지고 인근 지역이 오염되는 엄청난 피해를 입은 지역이어서 유독물질 취급 기업들의 부실한 안전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인혁 구미풀뿌리희망연대 사무처장은 5일 ‘go발뉴스’에 “구미공단 근처에는 원래도 퀴퀴한 냄새가 많이 나 노동자나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했다”면서 “작년 불산 사고 이후, 해당 지역을 떠나는 주민들이 많아졌는데 이번 사고 이후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했다.

최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규제가 많이 완화 돼 기업들이 원래해야 될 교육을 하지 않거나 작업시 관리자가 함께하지 않는 등의 문제들이 발생돼 왔다”면서 “유해화학물질에 관한 안전예방이나 안전시스템을 총체적으로 바꿔야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최 사무처장은 또, 관계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을 꼬집기도 했다.

“구미의 경우, 유해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해도 노동청이나 환경부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그는 “구미시 차원의 재난안전과가 있긴 하지만 유명무실하다. 관리감독을 전담할 수 있는 부서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5일 오전 8시 50분께 구미공단 내 화공약품 제조업체인 구미케미칼에서 염소가스 1~2ℓ정도가 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공장 내 송풍기 고장으로 발생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이 사고로 구미케미칼 직원 1명과 인근 공장 직원 10명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와 관련 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 부소장은 ‘go발뉴스’에 “염소가스는 환경부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해 관리되는 사고대비물질인데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환경특정물질로 관리대상물질, 또 특수건강진단물질에 해당된다”면서 “이렇듯 여러 가지 법적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독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염소가스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김 부소장은 구미케미칼에서 발표한 염소가스 누출량과 관련해서 “1~2리터 누출에 10명이나 환자가 발생할 수 있나라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기업들이) 사고 누출량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일 저녁 8시34분께에는 (주)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 불산‧초산‧질산 등이 함유된 유독 화학물질이 유출됐다.

3일 <한겨레>에 따르면, 신고는 사고발생 15시간이 지난 후인 3일 낮 12시20분께 제보 받은 언론사가 경찰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면서 당국에 알려졌다.

이에 시민환경연구소는 5일 논평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모범이 되어야 할 삼성과 LG조차 예외 없이 사고은폐를 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기업 및 지자체에 투명한 유해화학물질관리를 위해 공장 인근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환경감시 모니터링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연이은 화학물질사고 발생은 기존의 유해화학물질 관리모델로는 관리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면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과 ”대통령 직속으로 ‘화학물질 안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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