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시대가 다시 시를 부르고 있다. 긴 산문으로는 한가로이 지어낼 수 없는 비명과도 같은 세상의 절망들이 ‘시대의 시’를 다시 호명하고 있다.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신새벽 뒷골목에 남몰래 고백하던 신음들. 그때, 시는 혀 잘린 밤 부등켜 안아주던 위안이었고, 감방에서 감방으로 나약함을 깨우던 통방이었다. 그렇게 시는 무기가 되었고, 스크럼이 되어주었다. 여기, 문학의 수장고를 열어, 교과서 안으로 박제된 시를 불러내는 사람이 있다. 현장 지식인 서해성 교수. 그가 돈 안 되는 대안언론 ‘고발뉴스’를 선택해 선뜻 시작 노트를 내어주기로 했다. <서해성의 거리의 시> 감사한 마음으로 함께 나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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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go발뉴스 |
[배를 띄워라]
-캡사이신의 나라에서
배를 띄워라
물대포를 쏘아라
새벽은 캡사이신 사이로 왔다
매운 날들아
여기 모여 배를 띄워라
어두운 세상 찢어 돛을 만들고
우리들 이 광장에서 울어
강물이리니
배를 띄워라
물대포를 쏘아라
우리들 이 거리에서 나부껴
젖은 깃발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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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성 소설가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
물대포를 쏘아라
배를 띄워라
밤으로 배를 띄워라
가장 매운 날 뒤라야 새날은 오리니
오늘아, 울어
이 강물에 배를 띄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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