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윤두현은 이명박의 홍상표, 홍보수석과 언론장악의 희비극

심상찮은 YTN 출신들의 반응.. 잃어버린 6년의 실체

이명박의 홍보수석 임명 방식을 그대로 따라한 박근혜, 스스로 실토한 이명박근혜.

청와대가 일요일이었던 8일 오전에 갑작스럽게 “박근혜 대통령은 이정현 홍보수석의 후임으로 윤두현 디지털YTN 대표이사 겸 사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윤 신임 수석은 YTN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등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균형감 있는 사고와 날카로운 분석 능력을 발휘해온 사람”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개조 작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소통의 적임자로 판단해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YTN 출신 언론인들의 반응이 영 심상치 않다.

이미지출처=노종면 트위터,미디어스 <“윤두현 임명, 언론을 권력의 발 아래에 두겠다는 것”>,최기훈 트위터]
이미지출처=노종면 트위터,미디어스 <“윤두현 임명, 언론을 권력의 발 아래에 두겠다는 것”>,최기훈 트위터]
도대체 왜 이런 ‘최악’의 반응들이 나오는 걸까?

윤두현 신임 홍보수석의 화려한 ‘전적’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에서 비슷하게 다루고 있으니 굳이 여기서까지 그대로 반복할 필요는 없을 듯싶다. 하지만, 마치 데자뷰 같은 2010년 7월 15일의 풍경은 한 번쯤 다시 돌아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미지출처=대한민국 공식 정책포털 정책브리핑 모바일 화면 갈무리
이미지출처=대한민국 공식 정책포털 정책브리핑 모바일 화면 갈무리
보다시피 이명박도 YTN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출신이었던 홍상표를 2010년 7월에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임명했는데, 임명의 변도 ‘소통의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걸로 똑같다. 현직 언론인이 곧장 정부 요직으로 가는 것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는 일단 차치하더라도, 이명박 정권의 홍상표 홍보수석 임명은 4년 후 지금과 마찬가지로 큰 논란이 있었다. 도대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 홍상표라는 인물과 관련된 대표적인 사건 하나를 좀 살펴보자.

2008년 3월,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언론인 출신, 이후 ‘홍보수석’ 역임)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삼성 금품수수 인사 명단’ 발표 이전에 이를 먼저 언급한 장면을 포함한 YTN 돌발영상 <마이너리티 리포트>편이 갑자기 재방송 중단되고 삭제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외압’ 논란이 일었고, 홍상표 당시 보도국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청와대로부터 (돌발영상) 수정 요구가 있었다”면서도 “(삭제 여부는)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6년 전, YTN 구성원들에게 큰 상처를 줬던 돌발영상 삭제 사태의 장본인이 바로 홍상표였다. 그는 이 일 말고도 이명박의 YTN 낙하산 사장 문제와 노조 파업 상황에서 주요 보직에 있으면서 줄기차게 친정부적인 행보를 보이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가 결국 2010년 7월, 자신이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이동관의 후임 홍보수석으로 임명된다. 과연 이걸 정상적인 인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명박의 홍상표는 바로 그런 존재였다. 언론장악의 대가와 홍보수석 임명의 랑데뷰..

그리고 2014년 6월, 우리는 또 한 명의 홍상표라고 할 수 있는 윤두현의 청와대 홍보수석 임명을 보게 된다. 윤두현도 YTN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을 거쳤고, 임명되자마자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이 윤두현이라는 인물과 관련된 대표적인 사건 하나를 좀 정리해 보자. [국가인권위원회가 2013년 초 발표한 MB정권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불법사찰 관련 권고 결정문(최종)’ 참조]

이미지출처=[국가인권위원회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불법사찰 사건 직권조사> 보고서(2013.01.28) 내용 중 갈무리
이미지출처=[국가인권위원회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불법사찰 사건 직권조사> 보고서(2013.01.28) 내용 중 갈무리
자,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될 지점이 바로 이거다. 때는 2008년 2월, 이명박 정권이 막 출범하던 찰나에 당시 YTN 사장이었던 표완수는 특정인을 YTN 정치부장으로 임명하라는 요구를 받게 된다(보도국장의 요청, 경쟁력 강화특위 부위원장의 전화). 흔히 말하는 ‘외압’인데, 이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홍상표와 윤두현 그리고 윤진식이다. 홍상표는 당시 YTN 보도국장이었고, “정치부장을 시키라는 요청”의 대상자가 바로 윤두현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미 2008년 2월에 이명박 정권의 실세(YTN 사장에게 전화를 건 윤진식은 MB 정권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될 정도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였다)가 윤두현을 YTN 정치부장으로 임명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은 정권 초기부터 줄기차게 진행됐고, 이 중심에 YTN이 있었으며(그래서 MB정권 시절 YTN은 계속해서 파업을 하게 된다), 또 그 한가운데에 홍상표와 윤두현이 서있다. 이명박 정권의 실세는 도대체 왜 윤두현을 YTN 정치부장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6년이 지난 2014년 6월 8일에 확실해진다. 이명박 정권의 실세 윤진식은 윤두현을 정치부장으로 만들기 위해 YTN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홍상표는 표완수에게 윤두현을 정치부장으로 임명하라고 요청했다. YTN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을 거친 홍상표는 나중에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홍보수석이 되는 한편, 이명박 정권 이후 승승장구하던 (YTN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출신) 윤두현은 박근혜 정권에서 마침내 홍보수석이 된다.

결국 박근혜의 윤두현 홍보수석 임명은 이명박의 청와대 홍보수석 임명 방식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고, 스스로 ‘이명박근혜’라는 것을 실토한 셈이다. 2010년 7월 홍상표 홍보수석 임명 뒤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추악한 짓거리들을 우리는 다 기억하고 있다. 2014년 6월 윤두현 홍보수석 임명 뒤 박근혜 정권은 과연 다를까? 홍보수석과 언론장악의 희비극이 지금 똑같이 두 번째 반복되고 있으며, 이게 바로 이명박근혜 정권 ‘잃어버린 6년’의 실체다.

(☞국민리포터 '아서정'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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