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로 간 ‘모세의 기적’ <심장이 뛴다>는 폐지되는 아이러니

뜻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 시청률에 가로 막힌 씁쓸한 현실

이미지출처=SBS 뉴스 화면 캡쳐
이미지출처=SBS 뉴스 화면 캡쳐
SBS 화요예능 <심장이 뛴다>가 제안한 ‘모세의 기적’이 마침내 국회의원들마저 움직였다. 지난 3월 발의되었던 긴급자동차의 우선통행 방해 행위에 대한 법칙금을 올리고, 긴급자동차를 용도 외의 상황에 사용할 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구체적인 입법단계를 앞두고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도로교통법 개정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더 이상 도로 위의 이기심에 의해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환자가 생기지 않을 희망을 갖게 된다.

결국 ‘모세의 기적’은 법에 의해서 강제되기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기적이라 부르기도 머쓱해졌다. 애초에 <심장이 뛴다>팀이 ‘모세의 기적’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때에는 이렇듯 법에 의한 강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의식변화를 통한 자벌적 시민운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결코 빠른 시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고 지속적인 캠페인이 필요했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그런 <심장의 뛴다>의 모세의 기적 프로젝트는 아주 크진 않았지만 이슈가 되었고, 시민들 사이에 긴급자동차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갖게끔 했다. <심장이 뛴다>가 예능으로써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지는 몰라도 이 프로그램이 가진 공익적 차원의 성과는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성과를 높였지만 정작 자신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가 결정됐고 오는 7월 1일 마지막 방송이 예정됐다.

이미지출처=SBS <심장이 뛴다>
이미지출처=SBS <심장이 뛴다>
국회까지 움직일 정도로 영향력을 가졌지만 방송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면서 동시에 그런 프로그램이 시청률이라는 단 하나의 평가기준에 의해 폐지를 면치 못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또한 <심장이 뛴다> 폐지와 얼마 전 소방대원들이 광화문 일인시위에 나선 모습이 겹쳐지기도 하다.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유일한 기구인 소방에 대한 정부나 방송사 별 차이 없는 인식이 한탄스러울 뿐이다.

아무리 시청률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모세의 기적’이 아니더라도 지속적인 소방활동에 대한 방송내용을 통해서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일해온 소방대원들을 위로할 수 있는 고작 단 하나의 프로그램마저 폐지되는 것은 분명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심장이 뛴다>가 방송되기 전에는 우리들 모두가 몰랐었다. 교통사고를 비롯해서 응급상황은 셀 수 없이 많이 발생하고, 그것이 자신의 일이 아니고는 관심조차 없었다. 그러다 막상 그 상황이 닥치게 되면 원망도, 후회도 모두 소용없는 일이다. 그렇게 골든타임을 도로 위에 모두 허비하고 살릴 수 있는 생명을 잃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지출처=뉴스1
이미지출처=뉴스1
이런 정도면 정부가 광고를 사서라도 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막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금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가져온 변화는 없다. 희생자들에게 미안하고, 세계에 부끄러운 일을 당하고도 우리 사회는 안전에 대해서, 생명에 대해서 정말 작은 투자도 하지 않으려는 것만 같다.

<심장이 뛴다>는 작년 10월에 시작할 때에는 <진짜사나이>를 따라한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결국 <진짜사나이>가 쫓아오지 못할 공익의 성과를 올렸다. 그런데도 폐지가 된다. <심장이 뛴다>가 모세의 기적만 해온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 맞고 있는 고령화사회의 그늘진 모습인 고독사의 현실도 전해주기도 했다. 폐지가 정말 아쉽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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