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설립을 방해하고 노조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로 신세계 이마트 전현직 임원들이 불구속 기소 됐다. 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은 무혐의 처리됐다.

▲ 정용진 신세계 이마트 부회장 ⓒ 네이버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22일 노조 설립·홍보를 방해하고 노조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으로 최병렬 전 이마트 대표와 인사담당 임원 윤아무개상무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허인철 현 이마트 대표는 부당노동행위 가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이마트가 노조원을 미행·감시한 행위도 공소 사실에 포함시켰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 따르면 사용자가 노조의 조직·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정하고 있는데, 검찰은 노조원 미행·감시를 ‘개입’ 행위라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노조를 조직하려는 사람을 해고하거나 장거리 전보 명령을 내리는 것은 ‘지배’, 상대방이 인식하지 못하도록 미행·감시하는 것은 ‘개입’”이라며 “미행·감시는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개입으로 봐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의 노조원 미행·감시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인 '노조에 대한 개입'이라고 보고 기소한 사례나 판례는 여태껏 없었다”며 “다만 국내나 일본의 학설과 일본 하급심 판례에서 불법을 인정한 유사 사례가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또 최 전 대표 등에게 직원들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가입 여부를 확인하려고 개인 이메일을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적용했다.

이마트 사쪽이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접속해 로그인을 시도하면서 아이디 입력란에 직원들의 회사 이메일을 입력하는 식으로 직원의 민주노총 가입 여부를 확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발인 가운데 정용진 부회장은 노무관리 담당이 아니었고, 이번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불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사측의 ‘사찰’ 범행 이후에 취임한 이마트 허 대표도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서울고용노동청은 지난 7월 최 전 대표 등 1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기소한 5명을 제외한 9명은 가담 정도 등을 감안해 기소유예했다.

이마트 노조에 대한 설립을 방해하고 노동자들을 감시한 사안에 대해 검찰이 정용진 부회장을 무혐의 처리하자 네티즌들은 “우리 검찰은 언제나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정권교체만이 유일한 희망인데, 당분간 그런 날이 오기도 쉽지 않을 것 같고”(@kmu****), “군대는 장관 모르게, 회사는 주인 모르게 아랫사람들이 불법을 자행하는 창조조직이 많네”(@new****),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이마트 대표 허인철은 ‘혐의 없음’? 아랫사람들만 처벌하고 머리는 면죄”(@hoo****), “이마트 노조 탄압, 정용진은 몰랐다? 그럼 식솔들이 과잉 충성? 꼬리 자르기 수법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긴데”(‏@jai****)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