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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서해성] 그리고 교과서가 있었다“상식과 시민의 지혜만이 역사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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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성 교수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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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12  20:07:35
수정 2013.09.12  20: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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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서해성 교수의 ‘시론’은 매주 목요일 ‘데일리 고발뉴스’를 통해 방송되는 ‘서해성의 3분 직설’을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서해성 소설가(한신대·성공회대 외래교수) ⓒ 서해성 교수 페이스북

그리고 교과서가 있었다


‘내란음모’부터 ‘교과서’까지

그리고 ‘내란음모’가 터졌다.

상영예정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갔다.

대학에서 강연이 취소되고 자본론 강의를 하는 교수를 제자가 고발했다.

한 시민단체 후원행사장 앞에 칼을 물고 나타난 폭력행위가 버젓이 신문에 보도되어도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지나가고 있다.

남의 결혼식장에 오물을 던지고 야유를 퍼붓고 있다.

일본 수산물에 방사능 이의를 달면 괴담이 되고 있다.

느닷없이 검찰 최고 책임자 ‘내연녀’가 등장했고, 그리고 교과서가 있었다.

검정을 통과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있었다.

 

“항일․민주화는 ‘사관’아닌 ‘헌법’규정”

한국에서 발행되는 교과서는 한국사뿐 아니라 명백하게 두 가지를 엄숙히 지키고 또한 지향해야만 한다. 바로 항일운동과 민주화운동이다. 우리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 계승’을 모든 조문에 앞서 명토 박고 있다. 전문인 까닭에 부칙 포함 136개 조문은 마땅히 이 가치 아래 복속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삶 또한 마찬가지로 그 자장 안에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역으로 이는 그에 반한 활동과 역사에 대해 준열하게 꾸짖으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결코 사관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설역사, 독재 넘어 사설국가 낳는다”

사적 해석과 관점을 달리할 수 있다고 해서 식민지 근대화론이니 하는 공동체 매매와 파괴, 전복 행위 내지는 동조행위까지 성질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역사 따위는 필요 없고 폭력과 악이라고도 해도 지배의 정당성만을 오직 ‘역사’로 기록해야 한다. 이는 역사가 아니라 주관적으로 기술하는 집안내력 혹은 족보일 따름이다. 사설 역사는 역사가 아니다. 이 사설 역사관은 사설 국가를 낳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독재국가를 넘어 더 망측한 결과에 이를 수 있는 징후이기도 하다.


“인쇄물 축에도 못끼는 책.. 그러나 우연아냐”

한국역사연구회·역사문제연구소·민족문제연구소·역사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한국사 교과서는 사실 관계 오류나 편파적 해석이 중요한 것만 해도 3백 건 가까이 이른다고 하니 인쇄물로서 수준과 품격마저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이 일은 우연히 일어난 게 아니다.


“몰상식 지배 일반화.. 굴절 교과서 집필자에 박수”

구세력 지배 6년 차를 맞은 한국은 몰상식의 지배가 일반화하고 있다. 8월 전후에 일어난 일만 꼽아 봐도 한국사회는 상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사소한 이의만 달아도 입초시에 종북을 올리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 집필 사관과 기술 오류에 대한 비판마저 종북 딱지를 붙이고 있다. 대신에 이 굴절된 집필자들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요컨대 이 교과서는 한국 보수지배세력이 얼마나 해괴한 역사관을 갖고 있는가를 입증하고 있는 문서라고 해야 할 것이다.


“공동체 역사 잃어버리면 파시즘 도래”

친일과 독재역사는 반성과 징계라는 궤적을 벗어나는 순간 상식도 역사도 설 자리를 잃고 만다. 과거 독재세력이 국가권력을 빌어 했던 일을 민간이 나서서 일을 벌이고 있는 이 사태는 이전과 성질을 달리 한다. 자칫 민족사로서 민주 시민으로서 공동체 역사에 대한 성찰을 잃어버린다면 그 자리에 깃드는 건 파시즘의 망령이다.


“상식과 시민의 지혜만이 역사 수호”

교과서 파동을 그나마 위로해주는 건 젊은 작곡가 류재준이 난파음악상 수상을 거부한 일이다. 예술은 혼자 예술적인 게 아니라 인류 보편적 상식과 공동체의 운명과 동행했을 때 비로소 아름다운 선율을 이루게 되는 법이다. 그의 결정이 오늘 음악소리로 들리는 까닭이다. 역사 또한 다를 수 없다. 어느 시대든 역사를 지켜낼 수 있는 건 상식을 가진 시민의 지혜뿐이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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