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공세전환.. 광장에서 시대의 꽃 피워야”
[편집자주]서해성 교수의 ‘시론’은 매주 목요일 ‘데일리 고발뉴스’를 통해 방송되는 ‘서해성의 3분 직설’을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진보정당 조봉암 처형 이후 소멸”
한국진보정당은 이승만 권력에 의한 진보당 당수 조봉암 처형 이후 7,80년대 신산스런 세월을 거치면서 어렵게 등장했다. 50년대 진보당은 조봉암 당이었다고 해야 할 처지였고 그가 사라지자 함께 소멸해버리고 말았다. 비록 인물중심 정당이긴 했지만 당시 진보정당은 이승만 장기집권을 실질적으로 저지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세력이었다.
“분단독재, 진보에 빨갱이 덧씌워 살해”
민심 또한 거기에 부응했다. 단적으로 56년 대선에서 대구 민심 72%가 무소속 조봉암을 지지했다. 진보당은 선거에 패배한 뒤 그가 창당한 것이었다. 분단독재권력은 이 ‘진보’에 빨갱이를 덧씌워 살해했던 것이다. 분단체제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얼마나 제자리를 잡기 어려운지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민주화, 노동자 성장.. 진보정당 재탄생”
그 뒤 삼십 몇 년에 걸친 장기간의 군부독재 아래 진보정당은 좀처럼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최소한의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조차 불가능한 사회였던 터였다. 오늘날 진보정당은 한국사회의 광범한 민주화운동과 노동자 대중의 주체적 성장에 힘입은 것이었다. 표현의 자유에서 ‘우리에게 신문 하나만 있다면’이 한겨레신문을 낳았듯, 정치적 권리에서 ‘우리에게 노동자 농민과 약자를 대변할 정치세력 하나만 있다면’이라는 염원이 진보정당을 탄생케 한 원천이었다. 이는 참으로 눈물과 땀이 어린 노정이었다.
“인권, 소수자 옹호 외에 ‘분단체제 극복’ 책무”
이 한국진보정당에는 몇 가지 과업이 있어 왔다. 우선 소수자를 포함한 인권 등 기본권을 최대화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노동자 농민 소수자의 이익을 옹호하고 이를 정책으로 실현하기 위한 정치활동이다. 여기까지는 여느 서구 진보정당과 형태와 내용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특수하고 숙명적 과업이 분단체제극복과 통일이라는 책무다. 통일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일이지만, 동시에 명념해야 할 바가 있다.
“분리주의 태도.. 공안통치,분단강화에 악용”
북한은 우리와 운명적으로 엮여 있지만 분단체제 특성에서 말미암는 분리주의적 태도는 통일이나 통일 분위기 형성, 촉진보다는 도리어 갈등을 유발하거나 한국사회 핵심모순이나 사회의제를 일거에 뒤엎거나 상실시켜버리곤 했다. 이는 분단세력의 만병통치 처방인 공안통치와 분단강화에 악용되어 왔음은 내남없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덧붙여 근대국민, 곧 주권자란 납세하는 그 정치사회공동체(국가)에서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고 쟁취하고 거기에 복무하는 게 마땅하다.
“석기시대 발상.. 진보는 ‘괴이한 것’ 아니다”
언론에 나오고 있는 ‘내란예비음모’ 운운하는 근거가 되고 있는 일련의 언설은 가히 석기시대 같은 발상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시대에 등장한 돌도끼 격이라고 해야 할 게다. 민심의 생동하는 심저에 뿌리를 내리지 않은 진보란 허약한 관념이거나 현실에서 이탈한 왜곡된 맹동에 그치기 십상이다. 진보란 결코 괴이한 것이 아니다.
“숨어서 피는 꽃은 멀리 향기롭기 어렵다”
햇볕 아래 널리 정대한 것일수록 더 참된 진보다. 숨어서 피는 꽃은 만인을 향기롭게 하지 못하는 법이다. 멀리 향기롭기도 어렵다. 한국진보정당은 조봉암에게서 배우고 또 조봉암을 넘어서야 한다. 더 대중적 인물, 더욱 대중적 정책, 뜨거운 대중적 전망이다.
“국정원 공세전환.. 광장에서 시대의 꽃 피워야”
최대 위기에 몰렸던 국정원은 이 준비된 카드로 대선개입책임 정국에 일격을 가하면서 전면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역시 공안카드로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그 수준과 내용은 중정이 울고 갈 정도라고 하는 게 맞겠다. 이 국면을 올해 내내 조직화하면서 대선문제를 무력화할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대선개입사태가 달라질 것은 없다. 지금 대중적 지혜와 힘을 모아 나서야 할 대목은 여기다. 헌법을 제자리로 돌리는 광장에서 시대의 꽃을 널리 피워내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