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서해성] 친일파를 해방시킨 광복절

“해방 68년 광복절.. 완전한 해방은 언제”

“시대 바뀌어도.. 친일파, 독재는 계속”

20세기 한국사의 가장 큰 비극은,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배와 독재다. 이 두 시기를 지배한 자들은 누구였는가. 간명하게 말해 친일파가 해방 뒤 곧 독재세력이 되었다. 시대는 바뀌었다 해도 그 지배 주체는 바뀌지 않았다.

 

서해성 소설가(한신대·성공회대 외래교수) ⓒ 서해성 교수 페이스북
서해성 소설가(한신대·성공회대 외래교수) ⓒ 서해성 교수 페이스북

“친일파, 해방 이후 독립운동가 역청산”

그렇다면 독립운동가들은 대체 어디로 갔는가. 해방은 마땅히 조국과 민족을 배신한 자들에 대한 징계, 청산으로 시작되어야 했으나 정작 독립운동가들이 친일파들에게 역청산 당해야 했던 게 우리 역사의 비극이다. 국회프락치 사건, 반민특위 습격사건, 백범 김구의 암살로 이어지는 과정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진짜 해방은 모두 ‘친일파’들의 것”

36년 동안 일제에 저항하면서 살아남았던 독립운동가들 다수는 해방 정국에서 동족의 손에 스러져야 했다. 누가 이들을 쏘고 제거했을까. 바로 친일파들이다. 친일파들에게 일제시기와 해방 뒤 중 어느 시기가 좋았을까. 보통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일제가 물러난 해방 뒤였다. 한낱 일제의 끄나풀에 지나지 않았던 자들조차 미군정체제에서 아무런 노력 없이 일반행정직, 경찰, 군대, 그리고 정치에서 두루 최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일제시대에는 ‘조센징’으로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위치였다. 해방은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친일파에게 진짜 해방이었던 것이다.


“한세기 가까이 친일파와 독재가 지배”

민간독재를 빼더라도 이들 친일파가 중심이 되어 지배한 군사독재는 1961년 이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져 1997년 김대중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뤄질 때까지 일제강점기간과 거의 비슷한 시기 동안 지속되었다. 이는 아예 한 시대를 이루고 있다. 바로 군사독재시기다. 단적으로 한국인에게 20세기는 왕정 10년을 빼면 온전한 공화정 체제는 고작 3년이었던 것이다. 그 긴 세월을 지배한 게 바로 친일파, 독재세력들이다.


“6월항쟁으로 독재세력 가장 큰 혜택”

6월항쟁으로 탄생한 민주체제에서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자들 역시 독재세력이었다. 반민특위와 마찬가지로 독재세력에게 실질적으로 아무런 징계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민주주의를 억압했던 이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아무런 기여 없이 혜택은 가장 폭 넓게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해방 68년 광복절.. 완전한 해방은 언제”

해방 68년에 다시 생각해보지만, 한국인은 아직 완전히 해방되지 않았다. 해방은 그 자체로도 불완전했지만 여전히도 불완전한 해방인 것이다. 완전한 해방은 친일과 독재청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광복은 친일과 독재에서 해방되는 광복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친일파 중심의 해방에서 독립운동가 중심의 해방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광복절이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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