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위안부 할머니’ 몰라…야스쿠니도 “야쿠르트?”

역사교육 심각…“MB정부, 집중이수제‧한국사 선택 등 폐해”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국내외적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를 모르는 청소년들도 있어 우리나라 역사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학기나 일 년에 몰아서 배우는 집중이수제와 한국사가 필수과목에 포함돼 있지 않은 수능 제도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를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 ⓒSBS 화면 캡처
위안부 할머니를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 ⓒSBS 화면 캡처

28일 <SBS>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 A군은 “서대문 형무소 있잖아요. 뭐하던 곳인지 알아요”라는 질문에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라고 답했다. B군은 “야스쿠니 신사 들어봤어요”라는 물음에 “아니요. 사람 아니에요? 위인. 야쿠르트 먹고 싶어져요”라고 말했다.

C군과 D군은 “위안부가 뭔지 알아요”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는데.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독립운동 했던 곳?”이라고 답했다. E군은 “야스쿠니 신사가 어떤 건지 알아요”라는 물음에 “신사, 숙녀 할 때 신사아니에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청소년은 “만약 일본 친구가 와서 왜 독도가 한국땅이냐고 물으면 가르쳐 줄 수 있어요”라는 질문에 “옛날에는 많이 알았는데 지금은 저 고3이라 (역사 공부를 안 해서) 많이 잊어버렸어요”라고 답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역사 교육의 ‘집중이수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사와 국사는 한 학기나 일 년의 짧은 기간에 몰아서 배우도록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수능 필수과목에서 한국사가 빠진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범이 회장은 29일 ‘go발뉴스’에 “이명박 정부의 미래형 교육과정 중 집중이수제의 명목은 교과목의 집중도 향상이었다”며 “하지만 이 같은 교육과정의 결과는 수능 고득점을 위한 국•영•수 중심 교육 과정, 역사 과목의 등한시, 올바른 역사 인식 부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회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스럽게 역사와 철학 과목이 교육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비판적 안목을 키우고 사고력 증진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다만, 이같은 교육은 중•장기적 방안”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수능 제도에 역사 과목이 필수로 채택돼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교사운동 좋은학교만들기 김영식 위원장은 ‘go발뉴스’에 “역사 인식 문제를 학교와 교육, 제도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역사적 지식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흥미를 키워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역사 인식을 습득토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장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며 “입시를 벗어나 수업 기능이 정상화돼야 한다. 내부 소통, 토론 등의 학습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학생과 교사의 자율성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역사 교육이란 단순한 사실 전달이 아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요집회 참석 등 역사 수업이 아이들의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역사 교육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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