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이완용도 잘 몰라…SNS “입시위주 교육, 근본 원인”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인 욱일승천기가 서울 시내 한복판에 걸려 논란이 일고 있다. 삼일절과 이완용을 모르는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역사인식과 역사교육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SBS>에 따르면, 서울 시내 한복판의 일본식 선술집에서 욱일승천기 간판을 내걸어 물의를 빚고 있다. 가게 주인은 “디자인 업체에서 그냥 그렇게 제작을 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욱일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욱일기에 대해 묻는 질문에, 중학생 A군은 “별 생각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B군은 “예쁘다. 눈에 띄고 멋있다”고 답했다.
일제 전범기라는 사실을 알려줬는데도 상관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고등학생 C군은 “(전범기여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디자인이 문제라는 것은) 억지 아닌가”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역사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고등학생 D군은 이완용을 묻는 질문에 “이환용? (이완용.) 일제를 추방한 분, (일제에 맞서) 싸운 분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중학생 E군은 '3.1절‘을 읽어보라는 질문에 “삼점일절. 삼점일 운동”이라고 답했다. 이어 학교에서 국사를 안 배우냐는 질문에 “배운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가 시행 중인 집중이수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즉, 한 과목을 한 학기에 집중해서 배우는 제도 때문에 학생들이 역사를 배우고 싶어도 1, 2학년 동안에 배울 수가 없는 것이다. 서울 배명중학교 이성호 역사 교사는 “1년 동안 한국사를 배우면 더는 역사를 배울 기회가 없다”며 “그런 부분(역사)에 대해서 감수성 자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외국의 역사교육과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독일의 경우 한 번에 3시간씩, 한 주 3번의 역사 교육이 필수다. 미국은 하루에 한 시간씩 1주일에 5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집중이수제에 따라, 1학년 때 한 주에 2~3시간씩 배우고, 2·3학년 때는 배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을 비판하고 있다. 역사 교육이 뒷전에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경희대학교 한국현대사 허동현 연구원장은 “시험에 안 나오는 건 안 가르친다”며 “지금 모든 게 입시하고 연동돼서 수능에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SNS상에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8일 트위터 등에는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지정한 미*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다. 그깟 영어 단어 하나 그깟 수학 공식 하나 외우는 것보다 민족의 역사를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역사를 망각한 민족은 미래가 없다”(ic****), “역사를 모르면 똑같은 실수를 다시 하게 된다는 걸 그들은 왜 모르는가?”(dh****), “원인? 적지 않은 어른들이 일제강점이나 친일문제에 실제로는 별관심 없고 이득 따라 뭐든 OK니 다음세대야 당연히”(ja****), “역사의식이 무너지고 무뎌진데는 국가의 책임도 있는 것 같습니다”(ey****), “교육이 문제였군요. 입시 위주...국영수위주의 공부...암기위주의 공부”(ia****)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