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이상호 기자 비판 아이템 발제.. “그들에게 기대는 이유 먼저 생각했더라면”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를 계기로 KBS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KBS 막내급 기자들 40여 명이 사내 망을 통해 KBS의 보도에 대한 비판에 나선 것이다.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KBS 38기 기자부터 지난해 입사한 40기 취재·촬영기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KBS 사내 기사작성용 보도정보시스템에 ‘반성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러 기자들이 함께 쓴 해당글에는 “현장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기자+쓰레기'를 뜻하는 속어) 중의 기레기”라는 강한 자괴감이 나타나있었다.
이들은 “얼마 전 한 후배가 세월호 관련해 시민 인터뷰를 시도하다 대여섯명의 시민에게 ‘제대로 보도하세요. 왜 그따위로 방송해서 개00(KBS) 소리를 들어요’라는 말을 들었다”며 또 “취재를 하는 동안 ‘KBS’라는 얘기에 고개를 돌리고 손을 젓고 말문을 닫앗던 유가족들은 먼저 타사에 나서서 제보를 하고 떠난 아이의 사연을 얘기하고, 현장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KBS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외면받고 ‘기레기’로 전락한 데에는 실종자 가족들을 외면한 보도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한 기자는 “실종자 가족의 목소리는 정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보지 않았고 그들이 진짜 언론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에는 관심있는 척만 하다가 정해진 야마(기사의 주제)에 맞는 녹취만 잘라 그렇게 10초를 맞췄다”며 “리포트에서도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사라져갔다. 그런데도 위에서는 ‘아이템들이 너무 실종자 입장으로 치우쳤다’며 전화를 했다”며 비난했다.
그는 이어 지난 4일 ‘JTBC와 이상호 기자가 실종자 가족들을 선동하고, 검증되지 않은 다이버를 인터뷰해 실종자 가족들의 환심을 사면서 오히려 수색 작업에 혼선을 불렀다'는 내용의 아이템이 발제된 적이 있다며 “가족들이 왜 누군지도 모르는 잠수사 한 명과 다른 언론사의 기자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는지를 먼저 생각했더라면, 그리고 그동안 재난재해 주간 방송사라던 우리가 했던 것들을 생각했더라면, 이런 아이템 발제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기자는 “팽목항에선 KBS로고가 박힌 잠바를 입는 것조차 두렵다. 어떻게 하면 취재를 잘해나갈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과 질타를 피해갈지부터 고민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이 나라는 대통령은 없고 물병 맞고 쫓겨나는 총리, 부패하고 무능한 해경, 구원파만 있나. 대통령은 찬사와 박수만 받아야 하고 아무 책임도 없는 건가”라며 “왜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또 “대통령의 첫 진도 방문 리포트는 진도체육관에서 가족들의 목소리를 모두 없앴다, 거친 목소리는 사라지고 오로지 대통령의 목소리, 박수 받는 모습들만 나갔다"면서 ”대통령의 안산 분향소 조문은 연출된 드라마였다. 조문객을 실종자의 할머니인 것처럼 편집을 해서 시청자들이 객관적 사실을 왜곡되게 받아들이게 했다“고 말했다.
해당 글을 올린 한 기자는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취재한 38·39·40기 기자들은 너무 많은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KBS 신뢰도가 떨어진 지금의 상황을 단순히 지도부에 대한 비판으로 끝내려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세월호 보도에 관여한 모든 기자들이 참석하는 토론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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