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입맛 맞지 않는 보도 말라?.. “기자 정신 탄압”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보도하려다 일방적으로 인사조치 당했던 MBC 기자가 징계를 받았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지난해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리포트로 제작하려다가 일방적으로 불방당한 후 스포츠국 등으로 인사조치됐던 MBC 김연국 기자가 인사평가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고 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2년 MBC 파업에 참가한 김 기자는 이후 R등급을 받았고, <2580>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편이 불방 이후 다시 같은 등급을 받았다. 그러다 김 기자는 올해 또 다시 최하위 등급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MBC는 지난 23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3년 내 인사평가에서 R등급을 받으면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다’는 개인평가 규정을 들어 김 기자에게 정직 1개월과 교육 2개월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김 기자와 함께 ‘국정원편’ 방송을 주장했던 당시 데스크도 이번에 R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자에 대한 징계가 ‘부당징계’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MBC 한 기자는 “경영진의 입맛에 맞지 않는 아이템을 들고 올 수 없지 말라는 것”이라며 “그래도 낸다면 R등급을 주겠다는 의미”이라고 <미디어오늘>에 말했다.
한국기자협회도 29일 성명을 내어 “기자협회는 이 사안을 단순히 MBC의 잘못된 인사평가 제도나 기자 개인에 대한 부당한 징계로 국한해서 보지 않는다”면서 “기자로서의 사명을 다하려 했던 김연국 기자에 대해 MBC 경영진이 결국 정직 처분까지 내린 건 부당함을 넘어 이 시대 기자 정신에 대한 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네티즌들 역시 “방송은 일방적으로 불방 스포츠국 등으로 인사조치. 최하위 인사평가에 징계까지. 진실을 보도하면 처벌받는 것인가”(@ksi****), “이유 불문하고 기자의 펜을 꺾는 것은 몹쓸 짓이다. 현재까지도 불방된 이 리포트를 보는 날이 기어코 올 것이라 믿는다”(@cho****), “조작 공화국이여 영원하라!”(@an3****), “이러니 JTBC보다도 못한 시청률 나오는 게 당연”(@Lee****)이라며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