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2580’ 1인 시위 기자들 인사위 회부…“적반하장”

언론노조 “사내 표현의 자유 억압”

MBC <시사매거진 2580> ‘국정원에 무슨 일이’ 편 통편집 불방사태에 대한 항의로 1인 시위를 한 기자들이 결국 인사위원회에 전원 회부됐다. 당일 국정원 편 불방을 주도했던 심원택 시사제작 2부장에 대한 조치는 없는 대신 기자들만 징계를 받게 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 MBC ‘시사매거진 2580’
ⓒ MBC ‘시사매거진 2580’

7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시사매거진 2580> 소속 김현경, 이호찬, 장인수, 강나림 기자 등 4명이 직장질서 유지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12일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이들은 지난 7월 23일~24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 로비에서 ‘MBC 망가뜨린 심원택 물러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이들 4명의 기자들이 지난해 170일 파업 이후 또 다시 피켓을 들었던 이유는 심원택 부장의 전횡에서 비롯됐다. 심 부장은 지난 7월23일자 방송에서 국가정보원 불법 대선 개입사건을 다룬 ‘국정원에 무슨 일이’ 편을 불방시키고, 오히려 이를 취재한 김연국 기자에게 “불방 책임이 있다”며 ‘업무배제’ 조치를 내렸다. 또한 심 부장은 상반기 업적평가에서 김 기자에게 최하위 업무평가(R등급)를 내리기도 했다. 내부에서 보복성 평가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불방 사유도 납득하기 어려운데 취재 기자에 대한 보복성 조치까지 내려지는 상황에 이르자 MBC기자들은 이틀간 1인 시위로 항의를 한 것이다. 1인 시위를 한 이호찬 기자는 국정원 편이 불방 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불방 역시 역사를 기록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언제까지 치욕의 역사만 기록해야 하는지 암담하다”라는 글을 남겨 내부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현재 김연국 기자에 대한 ‘업무배제’ 조치는 지난달 25일 고충처리위원회에서의 노사 양측의 대화로 철회된 상태다.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 노조위원장은 사측의 이런 태도에 “적반하장”이라며 “(방송을 불방시킨) 심원택 부장에 대한 조치는 없고 기자들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이 의사표명을 하기 위해 피케팅을 한 것인데 의사표명조차 무작정 인사위에 회부하는 것은 사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겠다는 것”이라며 경영진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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