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3사 ‘국정원 촛불집회’ 보도 ‘실종’

각계 시국선언에도 ‘정권 감싸기’…광우병 촛불과 ‘상반’

지난달 21일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첫 촛불집회가 열린 후 그 동안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들은 집회 보도를 철저히 외면해 ‘정부 감싸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6일 <한겨레>에 따르면 촛불집회가 처음 열리고 지난 한 달간 지상파 방송들이 저녁 메인뉴스에서 보도한 촛불집회 보도는 4건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단신이었다. KBS와 SBS가 각각 2건씩 보도 했으며 모두 ‘진보와 보수의 시위 대립’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MBC는 관련 소식을 한 건도 전하지 않았다.

지상파의 이런 소극적인 보도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대조적이다. 당시 지상파 방송들은 촛불 집회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서울 청계광장에서 처음 촛불집회가 열렸을 때 KBS는 중계차까지 보내 취재했다. MBC와 SBS도 이날 저녁 뉴스에서 정치권 공방을 다루며 촛불집회 영상을 내보낸 바 있다.

2008년과 2013년의 촛불 집회가 정권 초기에 일어난 대규모 정부 비판적 성격이라는 점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쟁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런 지상파 방송의 상반된 보도 태도는 ‘정권 감싸기’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킨다고 <한겨레>는 분석했다.

또한 처음부터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 자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촛불집회 보도에도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2008년 보도 당시에는 촛불집회의 발단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인간광우병의 위험, 국민 불안을 촉발한 정부의 태도 등도 함께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정원 불법 선거 개입 관련 보도 자체가 실종된 상태다. 심지어 MBC <시사매거진 2580>은 방송 예정이던 국정원 관련 보도가 통편집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MBC의 한 기자는 “보도국 내부에 ‘2008년 촛불집회 때처럼 가면 안 된다’는 기류가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이후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언론 본연의 일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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