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늙어서 폐지 주울래 여행 다닐래?” 광고 논란

네티즌 “이토록 인간을 경멸하는 광고 본 적 없다”

폐지 줍는 노인들을 비하는 듯한 내용의 국민연금공단의 광고공모전 수상작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작품은 ‘폐지 나르는 손수레’와 ‘여행가방’ 사진을 나란히 비교하면서 중간에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라며 ‘'자신의 노후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유일한 연금, 국민연금. 품위 있는 제2인생 국민연금으로 시작하라’고 적혀 있다.

해당 광고가 마치 65살 넘어 폐지를 실은 손수레를 끌면 품위 없는 삶을 사는 것이라는 메시지로 읽히는 것이다.

이 수상작은 지난 2010년 국민연금공단이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벌인 광고 공모전에서 인쇄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으로, 실제로 매체에 실리지는 않았다. 대신 공단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었지만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문제의 광고 심사위원으로는 전현직 언론인 및 대학교수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만든 작품이라 오해를 부른 것 같다”고 해명했다.

ⓒ 국민연금공단
ⓒ 국민연금공단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 같은 발상이 “늙어서 폐지 주을래, 아니면 국민연금 가입해 여행 다닐래?”라는 협박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동양대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unheim)에 “만든 사람이나, 뽑은 사람이나”라며 개탄했으며, 파워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mettayoon)는 “참으로 천박한 광고!”라며 힐난했다.

일반 네티즌들도 “이토록 인간을 경멸하는 광고를 본 적이 없다”(@ohu****),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라는 비교육적 급훈의 확장판 같은 느낌”(@4ever***), “이게 광고 최우수작? 늙어서 폐지 줍는 어르신들께 보태는 못 줄망정 세금 뜯어가는 박근혜는 뭐냐?”(@och****), “엄마가 아이에게 공부안하면 나중에 커서 저렇게 된다고 협박하던 그 말을 믿고 큰 대학생이 만든 작품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한 국민연금. 돈밖에 모르는 미쳐가는 대한민국”(@Knb****), “폐지노인을 폄하한 국민연금광고나 아동학대를 부추긴다고 욕먹었던 푸르넷 광고, 멀리는 여러분 ‘부자되세요’를 노골적으로 외쳤던 BC카드회사 광고, ‘1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삼성광고 등은 사실 이 시대 일그러진 욕망의 민얼굴을 드러낸 것 뿐이다”(@wor****)라며 공단 측의 안일한 인식을 꼬집었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도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생각은 못할망정 공공기관이 나서서 누군가의 가난을 비웃느냐”며 “공공기관의 책무를 저버린 발상으로 더더욱 비판 받아야 마땅하며 저런 쓰레기 같은 발상을 채택한 이들의 수준이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많은 수상작들을 접해 왔지만 이번처럼 기분나쁘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수상작은 처음”이라며 “어렵게 살아가는 노인들의 피맺힌 과거사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 같아 보면 볼수록 마음이 아프다. 국민연금공단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