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내 CCTV 속 여성선원 정체는? 의혹 증폭

유가족 측 “페인트칠 했다” 주장 못 믿어.. CCTV 고의차단 가능성 제기

이미지출처=JTBC 뉴스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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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내에 설치된 CCTV가 사고 당일 오전 8시30분경까지만 녹화된 것을 두고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선체 침몰 직전 기관실 CCTV에 포착된 한 여성 선원의 정체를 두고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유가족들에게만 공개된 CCTV 복원 영상에 따르면 이 여성 선원은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오전 7시 58분경 기관실로 들어가 영상이 끝나는 시점인 오전 8시30분까지 기관실내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복원된 영상 속에 선장과 다른 승무원들은 포착되지 않는 것과 달리 이 선원은 혼자 기관실에서 30분간 남아있었다.

영상 속 선원은 짙은 남색 작업복에 검은색 운동화 신고 기관실 바닥에 앉아 엔진으로 추정되는 기계를 고치고 있었다. 뭔가 잘 안 풀리는지 손으로 앞머리를 매만지는 등 다소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여성의 신원은 27일 <JTBC>취재 결과 세월호 3등 기관사인 이모(26)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자신은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씨의 진술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와 진상조사단은 “페인트칠을 하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세월호 침몰 직전 다른 승무원들은 CCTV에 보이지 않는 가운데 여성 승무원인 이 씨가 혼자 기관실에 남아있다는 자체가 세월호 이상 징후를 가공하거나 침몰과 관계 있지 않겠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기관실에서 포착된 이 씨의 정체에 대해 철저히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윤옥희씨는 ‘go발뉴스’에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울면서 진술하는 이 씨의 모습을 직접 봤다. 하지만 누가 봐도 페인트칠을 하는 모습이 아닌데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유족은 “페인트칠을 했다면 손에 붓이나 주위에 페인트통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영상에는) 없었다. 아이들이 탄 배 안에서 이른 아침부터 페인트를 칠할 일이 있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특별위원회 진상조사단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복원된 세월호 CCTV 영상을 본 오영중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참사 특별위원회 진상조사단장은 “(이 씨의 장면은) 전혀 페인트칠이 아니다. 이 씨는 청테이프 같은 것으로 기관실 엔진을 감고 있었다. 파이프 같은 거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상 속 이 씨의 오른쪽 손에는 청테이프로 추정되는 물건이 있었다. 이 씨는 이를 길게 뜯거나 엔진에 붙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 조사단장은 정전이나 외부 충격으로 CCTV가 꺼졌을 거란 추측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나온 증거로 봐서는 침몰 이전에 정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더군다나 배를 고치던 기관사의 진술서를 확인한 결과 세월호가 넘어질 때까지도 정전이나 발전기가 중단된 적이 없었다고 나와 있다. 따라서 정전이 아닌 누군가 고의적으로 CCTV를 차단했다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는 세월호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들을 장소별로 구분해 전체 영상을 본 후 총회를 거쳐 영상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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