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 네티즌들의 여론을 묻던 한경닷컴의 설문조사가 특정 항목에 응답자가 갑자기 폭증하면서 또다시 신빙성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경제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한경닷컴’은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으로 설문을 진행중이었다.

설문은 “여야 간 협상 과정을 거친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유족들이 두 차례에 걸쳐 거부해 정국이 꼬여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현행 여야 합의안을 고수해야 한다’, ‘여야가 재협상을 해야 한다’, ‘세월호 유족 뜻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관심없다’는 등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설문항목 집계 과정에서 특정 항목에 응답자가 대거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 설문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론조작’ 의혹 등 한경 설문에 대한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제보자 J씨가 ‘go발뉴스’에 제공한 한경 설문조사 휴대전화 캡처 내용을 보면, 26일 12시 35분 기준 ‘세월호 유족 뜻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가 30688명(81.6%)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불과 40여분 만에 전세는 역전됐다.

같은 시각 4124명(11.0%)이던 ‘현행 여야 합의안을 고수해야 한다’는 항목은 오후 1시 3분이 되자 44141명(55.8%)으로 폭증한다.

시간대별로 ‘유족의 뜻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항목은 ‣오후1시10분 32462명(36.4%) ‣1시17분 32968명(32.8%) ‣1시21분 33225명(31.3%) ‣1시29분 33851명(29.9%) ‣1시34분 34014명(27.7%) ‣1시48분 34770명(24.3%) ‣1시55분 35102명(22.8%)으로 점차적으로 증가한다.

반면 ‘현행 여야 합의안을 고수해야 한다’는 항목은 같은 시간대 ‣53621명(60.2%) ‣64407명(64.1%) ‣69810명(65.8%) ‣70557명(62.3%) ‣78141명(63.7%), ‣95523명(66.9%), ‣102069명(66.4%)으로 급증한다.

▲ ⓒ 제보자 J씨     ▲ ⓒ 제보자 J씨     ▲ ⓒ 제보자 J씨     ▲ ⓒ 제보자 J씨     ▲ ⓒ 제보자 J씨     ▲ ⓒ 제보자 J씨     ▲ ⓒ 제보자 J씨     ▲ ⓒ 제보자 J씨     ▲ ⓒ 제보자 J씨     ▲ ⓒ 제보자 J씨

제보자 J씨는 “짧은 시간에 특정 항목의 응답자가 폭증하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돼 실시간으로 캡처를 해두었다”면서 여론조작을 의심했다. 한경닷컴이 운영하는 설문조사는 지난해 6월에도 신빙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어 이 같은 의혹을 증폭시켰다.

제보자 외에 온라인 대화방 등에서도 “한경 조작하는 것 같은데요. 서명할 문제가 아니라 여론조작 그만하라고 항의전화나 댓글 달아야겠네요”, “한경 투표... 어찌된 일인지? 여야합의안 수용 쪽에 갑자기 10만명이 넘었네요~ 이거 따라잡기 어렵겠는데요! 아마도 조직을 동원한 듯”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경 측은 “갑자기 쏠림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경의 한 관계자는 ‘go발뉴스’에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살펴봐야하겠지만)특정 성향의 홈페이지나 커뮤니티, 반대되는 성향에서 투표를 독려하면서 이렇게 된 것 같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여론조작’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논란이 되자 한경 측은 해당 설문조사를 조기 종료 조치했다.

한경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주말부터 특정 웹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신뢰하기 어려운 수준의 대량 참가자들이 들어와 공정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해당 설문의 중단시점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실제로는 26일에 중단된 설문이 홈페이지 상에는 25일로 기재되어 있었던 것.

▲ ⓒ 제보자 J씨

이와 관련 한경 측 관계자는 “기술적인 문제인 것 같다”면서 “해당부서에 수정을 요청한 상태다. 반영 여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