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앞 큰절.. “힘 모아준 국민과 희생 가족들에 약속지키려 단식”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가 참사 90일째인 14일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대표단 단식농성 돌입을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가족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에 돌입한 취지에 대해 “독립된 특별위원회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성역 없이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을 여·야 및 국회에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단식에 참여하는 가족들은 총 15명으로, 각각 국회와 광화문에서 단식농성에 참여한다.
단식농성에 나선 단원고 희생자 故 김해화 양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4월16일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면서 “국가를 개조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도 정치권도 믿을 수 없다. 그래서 학부모, 유가족들이 힘들지만 나섰다. 국민들이 많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故 이준우 군의 아버지는 “4월16일 우리는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고 있는 아들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때 애비의 심정은 무능력함밖에 없었다”며 “이 무능력함 때문에 아들을 죽이고 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준우 군의 아버지는 이어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굶어서라도 아들의 희생을 되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와 국회가 3자협의체를 제안한 가족대책위원회의 요구를 묵살했고 참관조차 거부했다면서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국회가 최선을 다하지 않기에 우리 희생자 가족들이 단식을 해서라도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단식을 하는 것은 자식과 부모와 형제자매의 죽음앞에 무기력했던 그 슬픔과 고통을 다른 이들도 겪게 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이 단식은 350만 서명으로 함께해준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단식이며, 세월호에서 죽어간 가족들에게 ‘당신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바를 지키고자 하는 단식”이라고 강조했다.
가족대책위는 “특별법에 유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던 대통령의 약속도 허망하게 사라지고 있다”며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가족대책위가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도록 지원하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국회에도 “가족과 국민의 뜻을 더 이상 무시해선 안 된다”며 조속히 법안 수용을 요구했다.
또한 가족대책위는 “가족들에게 힘을 보태준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 자리에서 국민들에 큰절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350만 서명으로 함께해주신 국민 여러분들이 보여주셨던 관심과 눈물이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특별법 제정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가족대책위는 다음날인 15일 서명운동을 통해 모은 세월호 4.16 특별법 서명을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