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일관 해경 답변에 분노한 유가족 ‘방청 거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참관하던 유가족들이 “구조 당시 선원인 줄 몰랐다”는 해경 측의 답변에 강한 분노를 표하며 “제발 진실 좀 이야기 해달라”고 호소했다.
11일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해양수산부, 법무부, 해양경찰창 등을 대상으로 기관보고 종합질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선원 신분 언제 알았나”고 질의하자 해경 123정 김경일 정장은 “11시 10분 2차 인계할 때 알았다”라고 답변했다.
부 의원이 “위증하지 말라”고 하자 김 정장은 “아니다. 진짜다. 급박한 상황이라 선원 확인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답변을 했다.
구조 당시 1등 항해사가 ‘자신의 신분을 해경에게 밝혔다’고 감사원 조사에서 진술을 했음에도 이날 해경 측은 “선원 신분에 대한 보고가 없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에 방청 중인 한 유가족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게 국정조사냐, 여기서 어느 누가 진실을 이야기 하느냐”고 소리쳤다.
심재철 위원장은 이 유가족에 “퇴정하라”고 명령했고, 유가족들은 “우리 모두 나가라는 이야기”라며 전원 퇴장했다.
이에 우원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가족을 잃어버린 분들이 기관보고 증인들을 보고 원통함에 하시는 말씀인데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에서 퇴정 명령은 저 분들의 아픔을 더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위원장에 요청했고, 조원식 새누리당 의원도 위원장에 정회를 요청했다.
유가족들은 증인들을 향해 “해경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요. 어른인지 학생인지 몰라요?”, “남들은 다 아는 선원을 그걸 몰랐다니 말이 되느냐”, “무엇을 감추고 싶어서 그러세요” 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김 정장에게 “진실을 이야기 해 달라”고 눈물을 흘렸고, 또 다른 가족은 “말 한마디 하는 게 그렇게 힘든가,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호소했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한 아버지는 기자들에게 “동영상 보면 해경이 한명씩 한명씩 구조한다. 옷 입은 것 보면 나오는 거 다 알텐데 정장이 선원인 줄 몰랐다는 것은 위증”이라며 “초등학생도 알 것 같은데 선원인 줄 몰랐다는 것은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가족들은 다 똑같은 마음이고 (국정조사를) 더는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혹시나 왔는데 정부여당은 역시 우리를 똑같이 실망시키고 제대로 된 국정조사가 아닌 것 같다”고 실망감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