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가 열린 지 7시간만에 처음으로 청와대의 초기 대응 실패를 인정하는 발언이 나왔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을 대상으로 기관보고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김기춘 비서실장이 “(대통령에게) 서면보고와 유선보고로 충분히 가능했다 생각했지만 충고를 듣다보니 앞으로는 그런 점도 유의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초동 대처에 문제점이 있음을 처음 시사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이 “사고 당일을 되돌아볼 때 아쉬웠거나 그 시점에 할 수 있었던 일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부분이 있나”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며 “여러 의원들께서 모여서 (관련 부처들이) 회의를 했으면 더 도움이 되지 않았겠느냐 하는 충고를 많이 주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타에도 “보좌진의 책임”이라며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우 의원은 “김 비서실장이 ‘청와대 상황실에서는 상황 파악을 보고하는 것이지 구조를 지휘하지는 않는다’고 답변하는게 얼마나 국민들 마음을 아프게 하나.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기에 영상부터, 상황 파악부터 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기관보고를 방청하는 유가족들 ⓒ 'go발뉴스'

이에 김 비서실장은 “청와대가 국정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회피의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라며 “재난에 있어 국민 생명이 위태롭게 되면 그건 모두 (대통령을) 보좌하는 저희들의 잘못이고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김기춘 비서실장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원 약속에 대해서도 “유족들의 면담 때 대통령의 말씀은 아직도 유효하고 당의 간부들에게 그런 뜻이 전달되어 있어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관련법을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비서실장은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방청하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통령이 ‘국회에서 법이 만들어 지지만 유가족의 의사와 뜻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한 말에 어떤 노력과 지시를 했는지 답변해 달라”고 한 질의에 이같이 답변하며 추후 박 대통령과 가족들의 면담에 대해서도 “실종사 수습이 모두 되면 또 기회가 있지 않겠나”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