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이 진행된 영산강과 금강 일대에서 정체된 물에서만 서식한다는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돼 논란이 인 가운데 낙동강 본류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4대강범대위, 새정치민주연합 4대강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 현장조사단 등은 지난 6일과 7일 낙동강 유역에서 현장조사를 벌이고, 낙동강 창념함안보 옆 선착장과 창녕 남지대교 교각 아래, 낙동강 중류 강정고령보 화원나룻터 일대 등에서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했다.

태형동물의 일종인 큰빗이끼벌레는 호수나 저수지 등 정체된 수역에서 출현한다. 또 1mm짜리 개체 수천 개가 뭉쳐진 형태로 자라며 온도에 약해 섭씨 16도 이하가 되면 자연 폐사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7일 “큰빗이끼벌레는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조류와 같은 식물성플랑크톤이 많은 곳에서 이들을 먹이로 증식한다”며 “녹조라떼 현상으로 조류가 창궐하는 낙동강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MB가 만든 이 괴생명들은 4대강이 흐르는 강으로 재자연화 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창궐하면서 강 생태계를 망칠 것”이라면서 “4대강이 이들로 뒤덮이기 전에 어서 강을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화원유원지 사문진교 부근 낙동강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대구환경운동연합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도 이날 현안논평에서 “낙동강 등 4대강 본류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고 있다”며 “환경단체는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 공사로 인해 강의 유속이 느려지고 오염되면서 늘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녹조라떼 4대강에 큰빗이끼벌레가 출연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어 “이명박정부의 4대강 공사는 강산을 멍들게 하고 국민에게 세금폭탄을 남기고 말았다”며 “게다가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기간에 성과급을 1인당 최대 7천만원까지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를 통해 4대강 대국민 사기극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그 조사대상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시키는 것은 당연한 전제”라고 촉구했다.

환경부 측은 앞서 공식블로그를 통해 “큰빗이끼벌레는 독성이 없기 때문에 자연생태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정체된 물에서만 서식하던 큰빗이끼벌레가 잇달아 강에서 발견된 원인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한편 4대강 조사단과 4대강복원 범대위는 6일부터 오는 10일까지 4대강 사업이 진행된 전국 13개 보에서 현장조사를 벌인다. 이번 조사에는 환경단체 활동가와 전문가, 야당 의원 등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