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기장 “승선 기간 짧아 비상 교육 못 받았다”

계약서 없이 참사 전날 첫 승선.. 청해진해운, 선원 안전교육 소홀

이미지출처=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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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조기장 전모씨는 17일 “승선 기간이 짧다보니 비상교육 등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조기장은 기관사를 보조하는 조기수들의 책임자로 선박의 사고와 안전, 선내문제 등을 처리하는 직책이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는 이날 오전 10시 법정동 201호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세월호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16회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세월호 조기장 전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전문가 자문단 보고서 증거 조사가 이뤄졌다.

피고인 신문에서 전씨는 세월호 승선부터 탈출까지의 상황 등을 진술했다. 다른 선박에서 일하다가 직장을 옮긴 전씨는 세월호 참사 하루 전인 4월 15일 첫 승선했다. 계약서도 쓰지 않은 상태였다.

전씨는 “다른 선사에서 조기수로 일을 하던 중 청해진해운에서 인력을 채용한다고 해 승선경력서와 이력서를 팩스로 전송했다”며 “연락이 없어서 다른 사람을 채용했는가 보다 생각하고 있던 중 4월 10일 오후 3시쯤 ‘배를 타려면 빨리 올라오라’며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 씨는 이어 “4월 15일 조기장으로 첫 승선을 했다. (세월호에서의) 승선 기간이 짧다보니 비상교육 등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선사인 청해진 해운이 선원들에 대한 안전교육에 소홀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미지출처=JTBC 뉴스 화면 캡쳐(2014년 4월 27일).
이미지출처=JTBC 뉴스 화면 캡쳐(2014년 4월 27일).
세월호가 침몰되기 직전 승무원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3층 통로에서 다른 기관부원들과 대기하던 중 ‘승객을 구조하자’는 등의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모두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엔진룸 등 기관실에서만 지내 수학여행을 떠나는 어린 학생들이 탑승했는지 몰랐다. 선수 갑판에 컨테이너가 선적돼 있는지도 몰랐다”며 “탈출 뒤 목포의 한 병원에서 뉴스를 보고 학생들의 희생 사실을 알았다. 학생들이 많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자식을 둔 부모로서 피눈물을 흘렸다. 죗값을 달게 받겠다”며 울먹였다.

전씨는 또한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은 채 기관부원 전체가 탈출 한 것은 잘못됐다”며 “기관장 등 상부의 지시 여부를 떠나 구조에 나서지 않은 점에 있어서는 나도 잘못이 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이날 전씨는 수사관서 자신이 진술했던 내용과 달리 말하거나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내 비상부 배치표가 부착돼 있는지 확인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는 “확인했다. 배치표는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씨는 사고 뒤 수사기관 조사에서 “승선경험이 짧아 배치표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었다.

구명조끼 착용 시점과 주방에서 일하던 여성 조리사가 배에서 떨어진 사실을 목격했느냐는 질문에도 수사기관서 진술한 내용과 모순된 내용을 말하거나 “(수사기관 진술 당시) 몸이 너무 아파 잘못 진술한 것 같다”, “귀에 벌레가 들어가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다”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한편, 광주지법은 이날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살인행위 착수 시점 등 일부 공소 내용을 재확인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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