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등 기관사 “선장 지시없어 승객 대피 안해”

“조타실 지시 없어 마냥 기다려”.. 세월호 근무 후 퇴선 훈련 無

세월호 참사 당시 선내에 있었던 1등 기관사 손모씨가 승객 대피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조타실에서 (선장의) 지시가 없어서”라고 말했다.

2일 1등 기관사 손모씨는 2일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재판에서 승객 퇴선 유도와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조타실로부터 선장이나 다른 항해사가 지시하는데 이번에는 아무 지시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손씨는 “기관장 대신 1등 기관사로서 지휘할 임무가 있는데 숙지하지 못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또한 “조타실에서 어떻게 하라는 지시가 없어서 마냥 선원실 앞에서 기다렸느냐”는 검사의 확인 질문에 손씨는 “네”라고 답했다.

ⓒ '해양경찰청'
ⓒ '해양경찰청'

피고인 신문의 첫 순서로 나선 손씨는 자신은 ‘세월호를 탄 기간이 짧아 업무파악을 하지 못했다’며 갑판 선원 등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 한 진술 태도를 보였다.

1986년부터 21년 8개월간 배를 탄 승무경력이 있는 손씨는 다른 선박에서 근무할 때 퇴선 상황이 되면 두 개 조로 나뉘어 좌·우현 비상 대피 구역으로 모여 비상뗏목을 내리고 퇴선하는 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세워호에서 근무한 뒤로는 단 한번의 비상소화훈련을 받았을 뿐 승객 퇴선 훈련은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손씨는 비상시 선원별 역할을 적은 비상배치표를 검찰이 제시하자 “보기는 했는데 숙지하지 못했다”며 “세월호 근무기간(4개월)이 짧고 다른 배와 달라 (승객 안내 요령을)숙지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세월호가 갑자기 기운뒤 조타실이나 기관실에 연락해 이유를 묻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때는 어떤 사고인지 모르니까 일단 무엇이 어떻게 됐는지 보려고 했다”며 “조타실에 물어볼 생각은 안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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