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씨, 보도한 기자 고소…“부끄런 대한민국”

네티즌 “댓글질 이어 고발질, 한국 스파이의 수준”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29‧여)씨가 인터넷상에 정부‧새누리당을 옹호하는 글을 120개 올렸다고 경찰이 밝히고 있는 가운데 김씨가 관련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신문> 기자 등을 고소했다.

1일 <뉴시스>에 따르면 국정원 요원 김씨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기자에게 제공한 인터넷 사이트 관리자 또는 경찰 관계자와 이 정보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기록을 열어본 신문 기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김씨는 고소장에서 ‘오늘의 유머’ 사이트 관계자나 경찰 관계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동의없이 기자에게 제공했고, 기자는 이 개인정보를 이용해 각종 글을 검색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경찰이 김씨에 대한 수사 상황을 공소제기 전 기자에게 제공한 사실이 밝혀지면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고 <뉴시스>는 보도했다.

김씨가 고소한 기자는 지난달 31일 “‘오늘의 유머’ 누리집(홈페이지)에서 사용된 김 씨의 아이디 11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이들 아이디로 모두 91건의 게시글이 작성됐고, 다른 사람이 쓴 228개의 글에 244회에 걸쳐 찬반 표시가 이뤄진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의 보도 직후 서울 수서경찰서는 브리핑을 통해 김씨가 지난해 8월 28일부터 12월 11일까지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와 중고차 매매사이트 ‘보배드림’에 각각 91개, 29개 등 총 120개의 글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는 경찰의 브리핑을 보도하면서 김씨가 시인한 자신의 닉네임 명단은 다음과 같다며 11개의 아이디와 가입일자를 공개하기도 했다.

◇jinjja(8월 27일 가입, 같은달 31일 '진짜진짜라묜'으로 변경) ◇정신줄챙겨(8월 28일 가입, 같은달 30일 '아이리쉬블루'로 변경) ◇아이리쉬블루(8월 28일 가입, 같은달 29일 '토탈리쿨'로 변경) ◇잠바잠바(8월 28일 가입, 같은달 29일 '반대는비수'로 변경)◇추천만줘(8월 28일 가입, 9월 4일 '추천만환영'으로 변경)◇오늘의뭐(9월 3일 가입, 같은달 4일 '숲속의참치'로 변경) ◇봄날은오는중(9월 4일 가입) ◇봐봐라(9월 19일 가입) ◇이지듀(9월 19일 가입) ◇투데이이즈(9월 19일 가입)◇장고끝악수(가입시기 불명)

앞서 국정원 고위 간부는 지난달 18일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경향신문>에 기고한 <‘풍전등화’ 국정원>란 칼럼(1월 9일자)이 국정원과 국정원 직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공안1부(부장 이상호)에 배당했다.

국정원 김씨가 경찰까지 인정한 내용을 보도한 기자를 고소한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코**’은 “자기가 쓴 글이 맞군요. 시인하는군요. 왜 그랬어요. 아무리 밥벌이라지만”이라고 개탄했고 ‘ㅋr***’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긴 것만으로 당신은 구속감이다”고 성토했다.

이외에 “댓글질에 이어 고발질... 이게 한국스파이의 수준”(농*), “국정원 이라는 백이 든든하니 갈 때까지 가보자 뭐 이런 거냐?”(토*), “오원춘 보도한 기자들은 고소안하니?”(로마**), “쥐새끼도 사지에 몰리면 덤비는 법이지. 이제 갈 때가 없구나 너가”(ㅁ**), “국정원의 주적은 대한민국 국민이구나”(도맙***), “범법자가 기자를 고소? 국정원이 이것도 지시하디?”(싼타***), “이사건 터졌을 때 표창원 교수가 했던 말이 다 맞았다. 부끄러운 대한민국에 내가 살고 있다”(도트***)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트위터리안 ‘tyoon*****’은 “정부기관이 국민들이 권리 침해에는 관대하고 자신들의 권익은 철저히 보호한다. 니들 월급이 국민 세금에서 나오는 줄은 알고 있나?”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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