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법과 정의에 부합토록 최선 다하겠다”
이날 재판에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00여 명이 직접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광주지법을 찾았다. 사고 이후 유가족과 선원들의 사실상 첫 대면이므로 법원은 돌발상황을 우려해 119구급대원과 병원 의료진을 대기시켰다.
이날 재판의 핵심은 이준석 선장과 항해사 2명, 기관장에게 적용된 살인죄가 인정될지 여부다. 앞서 검찰은 이들 4명에 대해 사형선고가 가능한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특히 재판 시작 전 김병권 피해자 가족 대책위 대표는 엄정한 재판을 호소하는 모두 발언을 낭독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위원장은 “그 당시에 피고인들이 탈출하라는 방송을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자신들만 살겠다고 도망가던 그 순간에 안내 한 번만 제대로 했다면, 대부분의 승객은, 우리 아이들은, 살 수 있었다”고 호소했다.
위원장은 이어 “피고인들은 승객들만 죽인 것이 아니다. 우리 가족들의 영혼까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신뢰까지 모두 죽였다”며 “다시는 우리와 같은, 우리 아이들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피고인들을 엄정하게 처벌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 역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고 신속히 재판해 진실을 밝혀 법과 정의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다음은 김병권 세월호 피해자 가족 대책위 대표가 낭독한 피해자 대표 모두 발언 전문. 사고가 난지 두 달 가까이 되어 갑니다. 시간이 흐르면 사어도 아문다고 하지만 저희들에게 시간은 정지된 것이나 같습니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서 우리의 손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 시간들이 얼마나 길까 생각하면 쉬 잠을 청할 수가 없습니다. 리고 바다에서는 돌아왔지만 이제는 우리 곁에 없는 아이들, 아직도 현실 같지 않습니다. 요즘도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 아이들이 금방이라도 "엄마, 아빠 나 왔어. 밥줘"하고 말하며 가방을 내려놓을 것만 같습니다. 살아있는 아이들은 아직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가더라도 친구들 대부분이 없는 교실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조차 힘들어 합니다. 선생님을 잃은 가족들은 어떨까요? 가족을 잃은 일반인들을 또 어떨까요? 우리들은 모두 현실이기를 바라지 않는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었던 그 소중한 이름들을 일일이 목놓아 부르고 싶지만 너무 많아 부를 수도 없는, 현실 같지 않는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피고인들을 살았습니다. 누구보다 그 배를, 동선을, 당시 상황을 잘 알았던 누구보다 먼저 승객을 구조해야 했던 피고인들은 가장 먼저 뛰쳐나와 살았습니다. 또한 해경은 그들을 가장 먼저 구조 했습니다. 피고인들은 당시 너무 급박한 상황이라 이동도 힘들었고, 구조할 수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피고인들이 도망쳐 나가는 상황에서 승무원 고 박지영씨는 침몰하는 세월호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주었습니다. 더군다나 피고인들은 스스로 이동을 해서 도망을 쳤습니다. 이동이 불가능했다는 것은 말이 안 니다. 백보를 양보하여 설사 승객들을 일일히 구조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동이 어려웠다 쳐도 자신들이 도망가기 전에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대피하라, 도망가라는 방송을 할 수는 있었습니다. 아침 10시 17분경에도 문자를 보낸 아이가 있었고, 주변에는 바다로 뛰어내리는 승객들을 구하려고 다른 배들도 많이 와 있었습니다. 이미 언론에 몇 번이나 보도가 된 사항입니다. 그 당시에 피고인들이 탈출하라는 방송을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자신들만 살겠다고 도망가던 그 순간에 아내 한 번만 제대로 했다면, 대부분의 승객은, 우리 아이들은, 살 수 있었습니다. 피고인들은 승객들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이 살인이 아니라면 무엇이 살인인지요. 그리고 피고인들은 승객들만 죽인 것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들의 영혼까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신뢰까지 모두 죽였습니다. 저희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처벌을 원합니다. 저희들은 현실이 너무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저희들에게는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왜 그렇게 갑자기 죽어가야 했는지, 그 이유도 모른 채 바다 속에서 너무나 고통스러웠을 우리 아이들에게 적어도 누가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이유를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 앞에 약속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게. 다시는 똑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게. 그러려면 저희가 낱낱이 알아야 합니다. 사소한 사항 하나하나 모두 밝혀 주십시오. 그리고 그 사실들을 토대로 정말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이 재판은 그렇게 가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 첫 걸음입니다. 재판장님. 부디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십시오. 다시는 우리와 같은, 우리 아이들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해 주시고, 피고인들을 엄정하게 처벌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2014년 6월 10일 피해자 가족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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