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 “사상 초유 카톡 징계.. 이성마저 상실”
MBC는 지난 2일 신 기자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취업규칙 내 ‘비밀준수 위반’을 이유로 4일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MBC기자회는 같은날 성명을 내고 “방송될 기사를 사적인 공간에 올렸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자체가 비상식적이고 최소한의 이성마저 상실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카카오톡 대화방은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데 언제부터 MBC가 직원들의 사적인 영역까지 감시하고 처벌 했던가”라고 반문하며 “사회적 지탄과 비난이 쏟아진 세월호 실종자 가족 폄훼 보도를 마치 회사 기밀이나 무형 자산인양 취급하는 반사회적 길을 걷고 있다”며 사측을 겨냥했다.
앞서 신 기자는 박상후 전국부장의 리포트 보도 당일인 지난달 7일 오후 3시 30분 박 부장의 기사를 사내동기 카카오톡 대화방에 알렸다. 당시 대화방에는 보도 부문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 동기 40여 명이 함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기자의 징계에 대해 조승원 MBC기자회장은 “이런 참담한 기사가 나가는 게 걱정되어 같은 회사 직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한 건데, 이조차 징계 사유가 됐다”며 “이번 징계는 한마디로 MBC 사상 초유의 카톡 징계다”라고 비난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신 기자는 당시 입사동기들이 모여 있는 ‘SNS 채팅방’에 해당 기사를 올려 의견을 물었다”며 “전화로 할 수도 있고, 직접 모여서 할 수도 있는 대화의 한 형태일 뿐이다. 앞으로 MBC 구성원들의 내부 토의까지 모조리 징계할 작정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MBC의 중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BC는 오는 9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세월호 참사 관련 자사 보도를 비판한 권성민 PD의 징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권 PD는 현재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 다음은 MBC 기자회 성명서 전문 보도국 신지영 기자가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폄훼한 박상후 부장의 리포트 기사를 방송이 나가기 전에 사내 동기 카톡방에 올렸다는 이유로 1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어차피 방송될 기사를 사적인 공간에 올렸다는 이유로 사측이 신 기자를 인사위원회에까지 회부한 자체도 비상식적이었는데, 정직이라는 중징계는 최소한의 이성마저 상실한 결정이다. 해외 사례를 들먹이며,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조급증 걸린 비이성적 애국 세력쯤으로 치부한 박상후 부장의 리포트는 기사가 작성된 그 순간부터 이미 MBC 세월호 보도 참사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우려됐다. 극우 인터넷 매체가 아닌 주요 일간지와 방송 어디서도 지금껏 그런 식의 보도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기사는 이념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건전한 시민의 상식에서 벗어나도 한참이나 벗어난 것이었다. 때문에 문제의 기사가 방송됐을 때 가져올 파장과 악영향에 대한 우려는 기자로서 또 MBC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이런 당연한 우려에 대해 회사는 중징계를 내렸다. 정작 MBC를 나락으로 떨어트린 문제의 보도에 대해선 단 한 번 반성도 성찰도 없으면서, 오로지 비상식적인 징계로 탄압에 몰두하고 있다. 하물며 동기 카톡방이란 공간은 지극히 사적인 소통공간인데도 언제부터 회사가 직원들의 사적인 영역까지 감시하고, 처벌했단 말인가. 카톡방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가지고 징계를 한다면, 앞으로 회사 일은 가족은 물론, 동료나 선후배 사이에서도 입 밖에 꺼내지도 말라는 뜻인가. 사적인 영역, 양심의 자유까지 함부로 징계하는 지금 MBC의 시계는 나치 시대인가. 사측은 사내 양심 세력에 대한 탄압에 몰두한 나머지, 숱한 사회적 지탄과 비난이 쏟아진 세월호 실종자 가족 폄훼 보도를 마치 회사 기밀이나 무형 자산인양 취급하는 반사회적 길을 걷고 있다. 신 기자에 대한 정직 처분을 즉각 철회하라. 그리고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2014년 6월 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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