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출 할머니 “日 사과 받아야 세상 떠날 수 있어”
미국 수도권에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됐다. 미국 내에서는 일곱 번째 이자 정부 청사 안에 세워지는 첫 번째 사례로, 기림비 공개에 많은 눈길이 쏠렸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인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청사 뒤 잔디공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평화가든’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제막식에는 현지 한인들과 페어팩스카운티 관계자들 등 약 150여명이 참석했다.
제막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찾은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86) 할머니는 “미국 동포들이 힘써줘서 감사하다”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신속히 사과해야 하고 한국 정부가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야 우리가 세상을 떠날 수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높이가 약 1.1m, 약 1.5m의 폭인 기림비의 앞면에는 일제에 의해 한국과 중국 등 각국의 여성들이 강제로 성노예로 동원됐다는 내용이, 뒷면에는 연방하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힘썼던 마이크 혼다 의원이 일본 정부의 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이 각각 적혀있다.
기림비를 중심으로 장미가 심어진 원형 공원이 조성됐고, 기림비를 마주보고 양쪽으로 날아가는 듯한 나비 모양의 벤치가 놓여졌다.
건립위원회는 “나비가 ‘위안부’ 피해 할머들의 상징이고 평화와 같은 보편적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차원에서 소녀상 대신 나비 모양 의자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제막에 앞서 한인 학생들의 소고춤과 북춤 공연이 열렸고, 제막 후에는 살풀이 공연과 아리랑 독창 등의 축하행사도 이어졌다. 또 나비 20여 마리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해외에서 일곱 번째 기림비가 건립되자 네티즌들은 이같은 소식을 반기면서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촉구했다. 한 네티즌(ocgm****)은 “도쿄 한 가운데 저런 비가 서야 맞는 것인데 어찌 아직 저들은 인정하지 않는가”라고 밝혔고, 또 다른 네티즌(dhrn****)은 “국가는 손 놓고.. 할머니들 살아 생전에 명예회복 되야 하는데 안타깝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세계 전역에 기림비를 세워 반성하지 않은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kys1****), “진짜 감사합니다. 이렇게 올바른 역사를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hm78****), “인정하면 돈이 나가나 뭐가 나가나. 지금 보상을 해달라는게 아니라 진정한 인정과 사과를 해달라는 건데”(mons****), “위안부. 전 세계가 알아야 할 사건”(pg02****), “우리나라에도 기림비 세웁시다. 왜 자꾸 미국에다.. 후보자들은 이런 걸 공약해야지”(ysji****), “우리나라부터 서울 한복판에 세워야지”(zxc4****)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