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간첩 증거조작, ‘박근혜 심판론’ 불붙여

국민설명회 나선 유우성 “나는 간첩이 아니다”

‘3.15 부정선거’ 54주년인 1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국가기관 대선개입사건 및 국가정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을 규탄하는 집회와 행사가 열렸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등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 괴물을 어찌할까-국정원과 검찰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 국민설명회’를 열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변호를 맡은 민변의 김용민 변호사의 사건 전모 설명을 시작으로 사건의 피고인 유우성씨와 <뉴스타파> 최승호 PD, 양승봉·장경욱 변호사 등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건 발생 초기부터 취재해 온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대한민국 법치 수준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이라며 “박정희 대통령 시절 간첩 조작 사건이 수 십 년 지나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통치하고 있는 21세기에도 이런 사건이 발생한 다는 것에 대해 한국사회가 유령에 사로잡혀 있나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우성씨도 무대에 올라 자신의 심경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야기 도중 눈시울을 붉히고 괴로운 표정을 짓는 등 지켜보던 시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 'go발뉴스'
ⓒ 'go발뉴스'

유씨는 “백번 천번을 이야기 해도 나는 간첩이 아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옛날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승봉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맡기 전까지는 국정원을 무서워 할 이유도, 그럴 시간도 없었지만 (사건을 겪으며) 국정원이 두렵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나처럼 보수적인 사람까지 이런 허무맹랑한 짓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명백한 사건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오후 6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300여명의 시민들이 ‘3.15 부정선거 54년,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특검촉구 민주수호 국민대회’에 참석해 촛불을 밝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무대에 올라 “3월 15일부터 4월 19일까지를 관건부정선거와 증거조작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겁 촉구와 민주주의 집중 투쟁기간으로 선정하자”며 “각계각층 국민들이 함께 나서 민주주의를 살리고 특검 도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끈질긴 투쟁을 하자. Again 4.19를 외쳐보자”고 시민들에게 참여를 호소했다.

박 대표는 “야당들이 독립적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해 의원직을 걸고서라도 전면적 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6.4 지방선거에 관건 부정선거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 대대적인 부정선거 감시 운동을 진행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정청래·정세균·양승조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참석해 “민주당이 열심히 하지 못해서 특검을 실시하지 못했다. 죄송하다”며 “앞으로 (국민)여러분들과 함께 끊이지 않고 싸워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는 부정선거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go발뉴스'
ⓒ 'go발뉴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국정원 서버를 전부 다 들여다보고 싶다. 저들이 어떤 짓과 어떤 국기 문란을 했는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파행시켰는지 샅샅이 들여다 보고 싶다”며 “남재준이 그대로 (국정원에) 있는 이상 6.4 지방선거가 의미가 있나. 국민여러분들이 행동해 달라. 일어나 달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부정선거 개표 의혹, 간첩조작 선거개입. 박근혜 정권을 타도합시다. 심판합시다”라며 “박근혜 정권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수호청년연석회의가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부정선거 책임자 처벌과 민주수호 대국민 호소문’ 등을 호외처럼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한편, 같은 시각 청계광장 맞은 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어버이연합 등 보수 성향의 300여명 시민들이 맞불집회를 놓고 “국정원 역량을 약화시키는 반국가 행위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간첩 사건 증거 조작 논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은 자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