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와 <서울경제신문>에 338억 원대의 손해를 끼치고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된 장재구 한국일보 전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유상재)는 11일 빚을 갚기 위해 사옥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계열사 자금을 임의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기소된 장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장 회장은 한일건설로부터 빌린 돈을 갚기 위해 한국일보 구 사옥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 회사에 196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와 서울경제가 한일건설 측으로부터 빌린 돈 중 11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있었다.

▲ ⓒ KBS

재판부는 “장 회장은 언론사의 대주주로서 엄격한 법적·도덕적 잣대하에 법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음에도 묵과할 수 없는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한국일보와 서울경제신문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액수가 총 338억원 상당에 이르고 특히 한국일보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피해 회복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장 회장에 대한 공소사실 중 서울경제 재무제표 허위계상을 통한 배임 혐의와 서울경제 자금 횡령액 일부(137억원 중 18억원)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장 회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에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 지부는 11일 낸 성명에서 “장 회장은 한국일보의 마지막 남은 자산인 중학동 사옥 우선매수청구권을 빼돌려 한국일보에 수백억 상당의 손실을 끼쳤고, 증자 책임을 회피해 대주주 자격이 없었음이 드러났다”며 “한국일보가 경영 위기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회사 재산을 사금고화 한 부도덕한 기업주였음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일보가 하루 빨리 회생할 수 있도록 장 회장은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한국일보가 장 회장 체제의 적폐를 씻어내고, 역사적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언론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비판과 감시의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원에 대한 장재구 회장의 실형이 선고되던 날 기업회생 절차 진행 중인 <한국일보>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삼화제분 컨소시엄과 계약서 작성을 마무리하고 법원에 계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