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사 은폐 혐의 김용판 전 청장 무죄

네티즌 “법원, 양심 버렸다..파시즘 완결”

지난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관련,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경찰공무원법 위반 혐의와 형법상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해 수사를 방해하거나 허위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지시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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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재판부는 “유력한 간접 증거인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권 과장의 진술은 다른 경찰관의 진술 등과 명백히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은 객관적 물증이 존재하지 않아서 관련자의 진술과 그 배경, 정황 등을 종합해야 했다”며 “오로지 증거를 근거로 법관의 양심에 따라 판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청장이 2012년 12월 15일 증거분석을 담당한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로부터 국정원의 대선개입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는 보고를 받고도 수사를 담당한 수서서에 이를 알려주지 말고 16일 ‘증거분석 결과 문재인·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음’이라는 내용의 허위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봤다.

또한 검찰은 김 전 청장이 아이디와 닉네임 40개의 목록 등 분석 결과물을 보내달라는 수사팀의 요청을 거부하도록 서울청 관계자들에게 지시하고, 대선이 있는 19일 전에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특정 후보의 당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서울중앙지법이 맡은 국정원 사건 관련 형사재판은 이 사건을 포함해 모두 4건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국정원 전·현직 간부 2명, 전직 국정원 직원 김 모씨와 정 모씨, 전 서울청 디지털증거분석팀장 박 모 경감 등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김 전 청장에 대한 판결이 이날 가장 먼저 선고됐다.

김 전 청장에 대해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원세훈 전 원장 등 국정원 사건 핵심 인물에 대한 검찰의 공소유지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야당 정치인들과 네티즌들은 김 전 청장이 무죄를 받자 분노하고 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Park_Youngsun) “너무 충격이 커서 한동안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김용판 무죄 ...대한민국이 죽어가고 있군요. 권은희과장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재판부. 사법부도 유신사법부로...우리는 조국의 숨소리에 느낌 없이 살고 국민들은 속삭일 뿐이라는 스탈린시대의 싯귀가”라며 말을 잇지 못 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bkfire1004) “이게 무슨 일인가? 김용판이 무죄라니...법은 상식과 법 감정 위에 있는 것인가? 부끄럽다. 내가 법조인이라는 것이”이라며 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재화 변호사는(@jhohmylaw) “법원마저도 권력에 눈치를 보다니, 말문이 막힌다. 그 많은 물증과 증거가 있는데도 그 증거들을 믿지 못한다? 증거재판이 아니라 권력재판 아닌가?”라며 성토했다.

파워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도‏(@mettayoon) “권은희 과장의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법원이 판단을 내렸네요. 아무래도 사법부도 이미 손을 쓴 모양”이라며 “재판 결과를 기다리자고 했던 자들의 의도대로 법원이 판결을 내렸군요. 김용판이 무죄면 원세훈도 처벌이 경미하겠군요”라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할 수 없고, 성공한 부정선거도 처벌할 수 없다?”라고 분노하며 “국정원 사건이 이런 식으로 판결이 나면 공안은 더욱 거세게 몰아칠 것이고, 야권은 지리멸렬해 질 것”이라 망했다.

그는 이어 “법원은 이 시대에 필요한 양심을 버렸다. 결국 무슨 짓을 하더라도 권력만 쥐면 된다는 아주 더러운 선례를 남기게 된 것이다. 파시즘의 완결”이라 거듭 비판했다.

네티즌들도 “오늘 법원의 치욕적인 판결은 국정원 부정선거 수괴 원세훈의 무죄를 암시! 박근혜 새누리당은 부정선거 규탄하는 국민들 반국가 종북 세력으로 마녀사냥을 더욱 강화할 듯!”(@seo****), “채동욱 윤석열 찍어내며 검찰수사팀 무력화시킬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한…결국 원세훈 무죄, 이명박 박근혜 면책까지 예상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듯”(‏@bul****), “망연자실이다. 민주주의는 죽었다”(@100****), “확실한 유죄증거를 온 국민들이 봤는데 무죄란다. 아이들 보기가 너무 창피스럽다”(@eri****)라며 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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