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게 검찰이 징역 20년, 자격정지 10년이 구형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검 공안부(부장검사 최태원)는 3일 오전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열린 이 의원 등 7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헌법의 가치를 부정하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폭력혁명을 시도하려 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이날 검찰은 “국회의원 신분으로 북한원전, 북한영화 등 이적표현물을 다량 소지하면서 북한의 주체사상과 대남혁명을 추종했고 국익을 우선시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채 ‘대한민국을 없애보자’는 식으로 내란을 음모해 중대한 위험성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이 의원은) 민혁당 사건으로 실형을 복역한 뒤에도 출소 직후 지하혁명조직 RO를 결성, 조직원들에게 폭력혁명을 결의하도록 선동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며 “재범을 차단하는 방법은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뿐”이라 말했다.

현행 형법상 내란음모 및 선동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징역 3년 이상 유기징역,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위반은 7년 이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하지만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등 각각의 혐의는 실체적 경합(수 개의 행위로 수 개의 범죄가 성립) 관계여서 형법상 가장 장기간 징역형인 30년의 절반인 15년까지 더해 처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른 피고인들과 달리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의원과 김홍열 피고인은 징역 3년~45년, 내란선동 혐의가 빠진 나머지 피고인들은 징역 3년~37년까지 구형이 가능하다.

검찰은 이 의원과 함께 구속기소 된 이상호·홍순석·조양원·김홍열·김근래 피고인에게는 각각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0년을, 한동근 피고인에게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특히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동원해 3시간에 걸쳐 최종의견을 진술하면서 2010년 5월 수사에 착수하게 된 배경과 수사의 의의, 공소사실을 항목별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 등 피고인들이 발언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중간중간 재생했으며, 재판 과정에서 나온 변호인단의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하며 ‘사실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법정에는 최태원 공안부장 검사를 비롯해 전담수사팀 검사 9명이 출석했고, 변호인석에는 변호인단 김칠준 단장과 진보당 이정희 대표 등 10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재판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2분정도 언론사 사진·영상기자들의 법정 내 촬영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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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 의원에 대해 20년을 구형하자 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는 수원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이 대선부정을 덮고자 일으킨 조작사건에 검찰은 정권의 시녀임을 증명하듯 이석기 의원에게 징역20년을 구형했다. 용납할 수 없다. 이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후에는 이 의원이 1시간 정도의 최후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구치소에서 직접 변론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들의 최후진술까지 이뤄지고 결심공판이 끝나면 재판부는 외국 사례와 연구 및 학술 서거 등을 살펴보며 본격적인 판결문 작성에 들어간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결심공판으로부터 2주 이내 선고를 규정하고 있어 오는 17일 전까지는 1심 판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이 이 의원에 대해 2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하자 파워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는 자신의 트위터에(@mettayoon)에 “검찰, 이석기에게 징역 20년, 자격정지 10년을 구형. 대대적인 관권선거를 통해 실제 헌정질서 파괴라는 내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원세훈과 김용판에게 검찰이 구형을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도 “이석기 의원의 내란혐의가 20년짜리란다. 그러면 개표부정 의혹, 국정원 대선개입,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의 내란혐의는 몇 년인가! 그들도 같은 ‘내란혐의’ 아닌가? 그들은 ‘개인일탈’이라며 면죄부를 주면서, 20년 구형하는 게 ‘법치’냐?”(‏@ath****), “이런 게 내란음모 유죄를 받는다면 내란음모하기 너무 쉽다는 것을 의미. 그냥 몇 명이 모여서 정권이 좋아하지 않는 발언을 하면 된다”(@fin*****), “종북몰이로 국민들 입다물게 하고 역사를 뒤로 돌리는 정치는 척결이다”(@don****), “<변호인>의 부림사건이 2014년에 재현되고 있다. 이석기 의원 재판, 수많은 증거들이 ‘증거로서 불충분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도, 검사들은 20년을 구형한단다”(@ath****)라며 검찰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