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작성 이석기 녹취록 112곳 실제와 달라

이석기 제명안, 與 “단독처리 시도” VS 野 “재판결과 지켜봐야”

국가정보원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 음모 사건과 관련, 주요 증거로 제시한 녹취록에서 112군데 이상이 실제 발언과는 다르게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인단은 의도적인 왜곡이라고 주장했고, 국정원은 의도적 왜곡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15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국정원 수사관 문모씨는 최근 녹취록 수정 여부를 묻는 검찰 질문에 대해 “변호인단이 이의 제기를 한 뒤 이어폰을 바꿔 해당 부분(녹음파일)을 들어본 결과 잘못 들은 곳이 있어 녹취록 일부를 재작성했다”고 말했다.

문씨는 ‘내란 음모 사건’의 제보자로부터 받은 RO 회합 등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 47개 중 7개의 녹취록을 작성한 수사관이다.

문씨는 이른바 ‘5월 모임’의 녹취록에 ‘결전 성지’, ‘성전’, ‘전쟁 준비’ 등으로 작성했는데 녹음파일을 재확인해 각각 ‘절두산 성지’, ‘선전’, ‘구체적 준비’ 등으로 수정했다고 진술했다.

문씨는 “5월1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 모임의 녹취록에서 112곳을 수정했다”고 말했고, 5월12일 합정동 모임에서 ‘혁명적 진출’을 ‘혁명의 진출’ 등으로 녹취록 일부를 고친 것도 시인했다.

변호인단은 “단순한 실수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 증거인 (전쟁 관련 발언) 녹취록을 의도적으로 변조해서 마치 내란을 음모한 것처럼 호전적으로 몰고 갔다”며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씨는 “20~30차례 (녹음파일을) 다시 듣고 그대로 기록했다. 왜곡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판장인 김정운 판사는 “절두산 성지와 결정 성지는 글자 수가 달라 오인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녹취록을 20~30번씩 들었다고 했는데 의도적인 게 아니냐”고 문씨에게 물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블로그'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블로그'
한편, 이석기 의원의 제명안 심사를 위해 소집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위원들은 서로 엇갈린 입장을 내놓았다. 야당 위원들은 재판결과를 지켜보자며 반대의 뜻을 밝혔고, 여당은 이르면 20일 윤리특위를 단독으로 소집해 제명안 처리를 시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이석기 의원 제명안을 단독강행하는 것은 결론을 내놓고 절차를 맞추는 행위”라며 “이미 법원에서 (이 의원과 관련) 증거능력 공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선 이를 지켜봐야 한다. 제명안 사유과 재판사항이 일치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은 <연합뉴스>에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과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당내 의견 수렴 후 20~21일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당초 이번 주 제명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여야 협의를 위해 처리 시도 시점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SNS에서는 녹취록 발표 내용이 실제와 다르다는 것과 관련, 국정원에 비난 화살이 쏟아졌다.

허재현 <한겨레> 기자는 트위터에 “녹취록 발표 내용이 실제와 112곳 다른 것으로 재판 과정서 확인. 특히 ‘전쟁을 준비하자’는 발언도 없었고 ‘전쟁 반대 투쟁호소’ 발언한 것 확인. 국정원은 실수였다고 해명. 기가 막힙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재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국정원, ‘원본은 없다. 그러나 편집은 안했다.’ ‘RO모임 녹취록 112곳 단어 잘못 기재했다. 그러나 왜곡하지 않았다’ ‘제보자에게 실비 지급했다. 그러나 대가지급 안했다.’ 이런 증거가지고 내란음모라고 기소했나? 기가 막히는군!” 이라고 개탄했다.

파워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도 “참 대단한 국정원입니다”라며 관련 기사를 링크했고, 이 밖에도 “어찌 이런일이? 음지에서 조작 일삼은 국정원 발표는 이제 안 믿겠다! 나라의 좀벌레들!”(jk0***), “국가조작원!”(seo****), “실수도 중요한 대목에서만 하네”(finalv*******), “참 놀라운, 되풀이되는 그들의 수법입니다. 여론을 한방에 돌리게 하는 수법 말이죠”(zwei****) 등의 비난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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