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획전 취소 압력 국제적 망신
프랑스 앙굴렘 국제세계만화축제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집중 조명한 기획전이 열려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사전에 전시를 막으려 했다가 주최 측이 거부해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프랑스 남서부 앙굴렘시 극장에서는 한국 만화가 이현세씨 등 19명의 작품 20여점으로 구성된 한국만화기획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지지 않는 꽃’이 전시되고 있다. 부제는 'I'm the Evidence'(내가 증거다)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기획전 개막식 축사에서 “홀로코스트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위안부는 아직 세계 시민이 잘 모르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익숙한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이 문제가 널리 알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랑 봉두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 전시가 제1차 세계대전 등 과거의 잘못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는 ‘여성에 대한 폭력’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반성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현세 기획전조직위원장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과 염원을 담아내야 해 여러모로 어렵고 조심스러운 작업이었다”며 “이 끔찍한 범죄를 세계인에게 쉽게 전달하는 데 만화가 가장 적절한 매체여서 이번 전시가 의미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 기획전에 불만을 갖고 만화시장 장악력을 이용해 행사 축소를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여성가족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이번 국제 만화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를 만화제에 초청해 프랑스인들에게 위안부 피해실상을 들려줄 예정이었다.
이와 함께 위안부 만화 전시회가 열리는 한국관인 앙굴렘 극장에서 위안부 애니메이션도 상영해 이 문제를 적극 알리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모두 좌절됐다.
이에 조 장관은 기획전을 준비하는 동안 일본과 만화제 주최 측의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조 장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초청하고 애니메이션도 상영하려고 했는데 만화만 남게 됐다”면서 “만화로 위안부 문제를 알리려고 했는데 앙굴렘에서 만화 이외의 행사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봉두 조직위원장도 “일본의 위안부 기획전 철거 압력이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있었다. 그러나 앙굴렘 조직위는 이 문제로 국가간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직위는 한국과 같은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면서 “이는 위안부 만화는 평화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민간단체가 주축이 돼 ‘위안부 강제 연행은 없었다’는 내용의 작품을 기획했으나 개믹 전날 주최 측이 작품 철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은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 측 입장을 선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시다 외상은 “우호와 친선 도모 및 국제 이해를 돕는다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움직임이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41회를 맞는 앙굴렘 세계만화축제는 7000여명의 만화작가·만화 출판관계자, 800여명의 각국 언론인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만화 축제다. 특히 올해는 1차 세계대전 100주년을 맞아 ‘만화, 세계로의 시각’이란 주제로 이번 달 3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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