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日사죄․배상 받도록 함께 해달라”
전 재산을 장학금 등으로 사회에 환원했던 일본 ‘위안부’ 피해자 故 황금자 할머니의 영결식이 28일 강서구청에서 강서구민장(葬)으로 엄수됐다. 매서운 바람에도 유가족을 비롯한 각계 인사와 시민 500여명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황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추모사를 통해 “홀로 사시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나가면서도 아끼시며 모은 1억 원을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부해 기부문화 정착에도 크나큰 업적을 남기셨다”면서 “할머니는 우리 강서구청의 명경지수 같은 분이시다. 꺼지지 않는 등불이다. 거룩하고 숭고한 여사님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앞서 황 할머니는 13살의 어린 나이에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강제노역과 위안부 생활을 했다. 광복 후에는 빈병과 폐지를 주워가며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면서도 정부지원금과 보조금을 아껴 장학기금으로 1억 원을 내놓아 세간의 귀감이 된 바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태효 생존자복지위원장은 “할머니의 바람과 우리 국민들이 염원하는 대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낼 것”이라며 “그러나 아베를 위시한 일본의 우익들은 갈수록 더 할머니들을 욕되게 하고 있다. 또 교과서를 왜곡시키고 할머니들의 역사까지 부인하는 이런 현실이 초래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넓은 아량으로 통일의 대박을 터트려 남북공조체계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도록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신기남 민주당 의원은 “생전 소망이셨던 일본의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남아계신 55분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그 소망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도 이날 영결식에 참여해 조의를 표했다.
정종순 등촌3동 주민자치위원장은 ‘go발뉴스’에 봉사를 통해 이어졌던 황 할머니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분이 떠나게 돼 맘이 아프다. 오늘 아침에 비가 오는 걸 보고 하늘도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고 소회했다.
한편,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파주 소재의 천주교삼각지성당 하늘묘원에 안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