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탈세 의혹에 中 언론 일제히 침묵

웨이보 검색·외신 사이트 차단.. ‘당국 보도통제?’

[편집자주] ‘데일리 고발뉴스’ 왕세명 앵커가 중국 SNS를 통해 퍼지는 다양한 소식들을 신속하게 기사화해드립니다. 한중관계, 중국의 반부패 개혁 현장, 미래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도전 등.. 국내 매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생생한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중국통인 왕세명 앵커의 활약,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중국 최고 권력자의 친인척들이 탈세 의혹을 받으며 중국 정가를 흔들어 놓고 있는 가운데, 정작 중국 언론은 관련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어 정부 차원의 ‘보도 통제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독립 언론 <뉴스타파>는 시진핑과 덩샤오핑, 원자바오 등 중국 고위층 친인척들이 영국력 버진아일랜드와 사모아 등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혹 보도에 중국 정부는 당혹스러움을 내비쳤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상황은 모르겠다”며 “독자 입장에서 보면 보도 내용을 납득하기 어렵다. 배후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보도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이 해외로 빼돌린 자산은 최대 4조달러(약 426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부패 척결’을 외쳐왔던 시 주석으로서는 도덕성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중국 관영 언론은 탈세 의혹을 일절 보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내용을 보도한 외신 사이트의 접속 차단은 물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도 관련 글이 삭제되는 등 정부 차원의 ‘보도 통제 조치’가 내려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 오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검색된 하나의 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22일 오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검색된 하나의 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go발뉴스’가 사실 확인을 위해 22일 오후 7시께 <웨이보>에서 해당 내용을 검색하자 아이디 ‘弍等公民’가 올린 단 한 개의 글이 검색됐다.

검색된 글에는 “긴급하게 궈신(国信, 国信证券股份有限公司, 국신증권주식유한회사)에서 해외매체에서 인용 보도한 ‘중국, 홍콩의 비밀 유령회사 탈세’에 관한 보도와 그와 관련된 내용을 삭제했다. 서로가 엄밀하게 관리하고 이를 처리했다. 관련 사진과 지도자와 그 친척들을 향한 구체적인 공격성 발언이나 평론 등을 일제히 삭제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해당 글은 현재 삭제 된 상태며, <웨이보>에서 해외 탈세 행위를 뜻하는 신조어인 ‘离岸避税(리안피세)’를 검색하면 “해당 검색어는 법규에 따라 검색 결과를 표시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뜬다.

웨이보에서 '해외 탈세'를 검색하면 법규상 결과를 찾을 수 없다는 안내문이 뜬다.
웨이보에서 '해외 탈세'를 검색하면 법규상 결과를 찾을 수 없다는 안내문이 뜬다.

일각에선 이번 파문으로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친서민 정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로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비교적 언론 자유를 누리는 홍콩의 유력 매체들은 해당 소식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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