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종박세력에 장악.. 종박심의위로 전락한 방통위”

‘종박언론’만 살아남는 생태계 조성?

ⓒ 오주르디 ‘사람과 세상 사이’ 블로그
ⓒ 오주르디 ‘사람과 세상 사이’ 블로그

싫은 소리 듣기 좋아하는 정권은 없다. 모든 권력은 비판적 입장에 선 주장을 통제하고 압제하려 든다. 비판 목소리를 차단하려는 속성은 모든 정치권력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비판 목소리 척살하려는 움직임

권력의 이 같은 속성을 견제하기 위해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척도다. 정치권력이 국민의 기본권에 얼마큼 겸손할 수 있는지 그 정도에 따라 한 사회의 민주화 수준이 판가름된다.

비판 목소리를 척살하려는 움직임이 박근혜 정권 들어 노골화 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묵살해 온 군사독재 정권의 작태가 재연된다. 정권의 입장과 정부의 정책에 찬동하는 언론만 남기고, 비판적 언론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만행이 아무 일이 아닌 듯 일어난다.

고발뉴스-뉴스타파가 ‘유사보도’? ‘종박 충성 경쟁’ 도 지나쳐

최근 방통위가 CBS 라디오 프로그램과 RTV가 내보내는 ‘고발뉴스’와 ‘뉴스타파’를 유사보도 매체로 규정하며 제재하겠다고 공언했다. “법 제도와 일치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그 이유를 밝혔지만 속내는 그게 아니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을 압제할 수단과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방통위가 ‘유사보도’ 매체로 규정한 언론들 대부분은 박근혜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이들 매체가 종편처럼 ‘종박 언론’이었다 해도 법 규정을 내세워 규제하려 들까. 절대 아닐 것이다.

ⓒ 오주르디 ‘사람과 세상 사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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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사건을 다룬 뉴스에 이 당 대변인을 출연시킨 게 편파적이라며 손석희의 뉴스9’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던 방통심의위가 이번엔 CBS 시사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조준했다.

‘손석희 뉴스9’ 치더니 이번엔 ‘김현정의 뉴스쇼’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권혁부)는 ‘김현정의 뉴스쇼’가 지난 11월 25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를 인터뷰하면서 박 신부의 일방적 주장에 편승했다는 이유로 중징계 의견을 냈다.

여당 추천 위원들만 참여한 방송소위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독도 문제에 비유한 박 신부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며 이를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낸 것은 박 신부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거나 마찬가지라고 강변했다.

CBS 측은 “박 신부 발언의 진의와 핵심을 알기 위한 인터뷰였다”면서 “공세적 질문으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종박 성향’의 소위위원들은 CBS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 대통령 퇴진 운동에 앞장선 박 신부를 방송에 출연시켜 발언 기회를 준 것이 저들의 비위를 상하게 만든 것이다.

‘방통심의위’, ‘종박심의위’로 전락

‘방통심의위’가 아니라 ‘종박심의위’로 전락했다.

박 대통령과 현 정권을 비판하면 어떻게 하든 제재하려고 덤비면서, 야당정치인이나 진보 인사를 매도한 보도에는 관대하기 그지없다.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를 출연시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등을 종북으로 규정한 TV조선의 ‘뉴스쇼 판’에 대해서는 ‘문제없음’ 판정을 내린 바 있다.

ⓒ 오주르디 ‘사람과 세상 사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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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소위가 ‘김현정의 뉴스쇼’를 걸고 넘어간 사유을 보면 완전히 코미디 수준이다. 인터뷰 시작 인사말도 문제 삼았다. 김현정 진행자가 박 신부에게 “잘 무무셨어요. 마음 고생 많이 하신 거 아닙니까”라고 물은 것을 놓고 방송소위가 “관계 구축형 인터뷰아니냐”고 추궁했다고 한다.

‘종북 신부’에게 안부인사를 건네는 것도 ‘종북’에 해당한다고 보는 저들의 판단 기준은 아주 단순하다. ‘종박’인가 아닌가 그 여부 뿐이다.

‘종박보도’만 살아남는 생태계 만들겠다?

언론의 자유가 ‘종박 충성 경쟁’에 매몰돼 있는 방통소위 여당 추천위원들에 의해 유린되고 있다. ‘종박’이라는 기준으로 사상검증까지 해대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소수 언론을 빼고는 잠잠하다. 언론이 ‘종박세력’에 의해 장악당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유사 보도’와 ‘진짜 보도’의 구분 기준이 정부의 허가 여부에만 달려 있는 게 아니다. 팩트가 분명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보도가 ‘진짜 보도’다.

방통위가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진짜 보도'를 하고 있는 언론에게는 '유사보도' 굴레를 씌우고, '가짜 보도'를 하고 있는 종편과 KBS 등에 대해서는 그저 두둔하기 바쁘다.

‘유사정권’이 ‘유사 방통위’를 만들더니 ‘거짓보도’를 ‘진짜보도’인 것처럼 뒤집어 말한다. ‘종박보도’만 살아남는 생태계를 만들 참인가. (☞ 오주르디 ‘사람과 세상 사이’ 블로그 바로가기)

[편집자註] 이 글은 외부 필진(블로거)의 작성 기사로 ‘go발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go발뉴스’는 다양한 블로거와 함께 하는 개방형 스마트 언론을 표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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