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최씨가 남긴 욕설․폭언의 4분 녹취록 공개

野 “사회적 타살..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엄중 처벌해야”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하청노동자 최모씨와 협력업체 사장과의 통화 녹취록 전문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금속노조는 1일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협력사 사장이 최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금속노조가 공개한 녹취록과 ‘go발뉴스’가 입수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협력사 사장인 이모씨는 4분여간의 통화 시간 동안 VOC(고객 크레임)와 관련된 처리로 최씨에게 욕설과 함께 ‘임마’, ‘새끼야’ 등 폭언을 해댔다.

이씨는 VOC를 접수한 고객에 대해 ‘칼로 찔러서 죽여버리던지’, ‘신나 뿌려 같이 죽여버리면 돼’, ‘개 잡듯이 잡아’ 등의 자극적인 표현과 함께 막말을 일삼았다.

금속노조는 최씨가 회사의 업무 압박과 저임금 등으로 인한 ‘감정 질식’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최모씨가 30일 SNS 대화방에 남긴 내용
최모씨가 30일 SNS 대화방에 남긴 내용

앞서 최씨는 30일 밤10시께 천안분회 회원들이 공유하는 SNS에서 “저 최○○이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최씨의 안타까운 소식에 위장도급, 노조탄압 등 삼성측에 책임을 묻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속노조는 1일 ‘사망노동자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삼성전사서비스지회 천안부회 조합원이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최씨는 SNS에 유언으로 남긴 메시지처럼 비정규직으로서의 서러운 처지를 사회에 고발했다”며 “그 정신을 계승하는 사업과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저녁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부와 삼성 측을 규탄할 예정이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소식을 접한 후 ‘사회적 타살’이라며 삼성 측을 질타하고 나섰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 안타까운 죽음은 표적감사로 징계를 위협하면서 노조 탈퇴를 강요한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치밀한 노조와해 공작의 결과로 사회적 타살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벌어진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고 열악한 근로조건을 시정토록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도 “고인은 고객 불만으로 인한 업주의 욕설을 동반한 인격 모독과 더불어 노조활동으로 인한 표적감사 때문에 많은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한다”며 “도대체 사측이 어떻게 몰아붙였기에 건실한 한 청년이 세상을 등지게 되었을까”라며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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