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중 입시비리, 서울시교육청 알고도 숨겼다

김형태 “감사결과 5개월 동안 숨겨.. 삼성 눈치보기 밝혀진 셈”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상반기 실시했던 감사에서 영훈국제중의 조직적인 입시비리를 적발하고도 5개월 동안 숨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에 따르면 31일 서울시의회 김형태 교육의원이 사학투명성강화특별위원회를 통해 받은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학교 감사결과 보고서 원본’을 검토한 결과 영훈국제중 사회적배려대상자(이하 사배자) 전형 과정에서 주관적 채점영역을 악용한 성적조작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 영훈국제중학교 홈페이지
ⓒ 영훈국제중학교 홈페이지

지난 3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영훈국제중 사배자 전형 입학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시교육청은 같은 달 26일까지 3주간 영훈국제중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5월20일 시교육청이 발표했던 영훈국제중 감사결과 원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부회장 아들을 포함한 지원자 3명이 주관적 채점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최종합격한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객관적 채점영역의 성적이 30~40위권이었다가 주관적 채점영역을 합산한 후 등수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당시 시교육청은 이 부회장 아들의 경우 객관적 채점영역 등수가 42위였으나 자기개발계획서와 추천서가 모두 만점처리돼 15위로 합격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객관적 채점영역 등수가 44위였던 영훈국제중 학교운영위원회 지역위원의 아들도 자기개발계획서와 추천서 모두 만점을 받아 16위로 최종 합격 처리됐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객관적 채점영역에서 31위였던 한 경찰관의 자녀도 최종 순위 14위로 합격했다. 앞서 언급한 2명의 학생과 같은 방식으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주관적 채점영역인 자기개발계획서와 추천서 자유기술부분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학생은 사배자 전형에 지원한 학생 115명 중 이들 3명뿐이었다.

이러한 순위 변경으로 객관적 채점영역에서 16위 이내로 합격권이었던 다른 학생 3명은 자기개발계획서 영역에서 최하점을 받고 탈락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영훈국제중의 조직적 성적 조작 사실을 알았음에도 감사결과 보고서가 뒤늦게 공개했다. 때문에 시교육청은 이번 입시비리 사건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더욱이 시교육청은 5개월가량 이 결과를 밝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서울시의회의 자료요구에도 이례적으로 응하지 않았다. 검찰 조사와 공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각종 진술이 나왔지만 이와 관련해 명예훼손과 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당시 시교육청 조승현 감사관은 이 부회장의 아들이 성적 조작 대상자였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확정적으로 특정인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김형태 의원은 <뉴시스>에 “(시교육청이)검찰 수사를 핑계로, 이후에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자료제출을 거부하며 의혹만 키웠다”며 “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을 5개월 동안 숨겨온 것은 결국 시교육청이 삼성과 학부모들의 ‘눈치보기’를 했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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