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녹취’ 하청 노동자 “삼성서비스 다니며 힘들었다”

진중권 “삼성, 봉건적 노사관계 언제까지?”

‘위장도급’ ‘노조파괴’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충남 천안센터에서 일하던 하청노동자가 3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노동자는 지난달 협력업체 사장의 욕설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회사 쪽의 표적 감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날 오후 30분께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마을 앞 길에서 최모씨(32)가 승용차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주민 최모씨(46)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측은 최씨가 회사의 업무 압박과 저임금 등으로 인한 ‘감정 질식’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금속노조 측은 최씨가 30일 밤 10시께 천안분회 회원들이 공유하는 SNS 대화방에 “저 OOO이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고 전했다.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최씨는 지난달 협력업체 사장의 욕설 녹취를 공개했으며, 최근 조합 결성 때문에 낙인찍혀 표적 감사한 것 같다.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등 생활도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유순 금속노조 국장은 “3주 전쯤 한 소비자가 삼성 해피콜(수리 뒤 만족도를 묻는 전화)을 올리자, 원청에서 센터 쪽 사장을 닦달한 뒤 사장이 직원들에게 욕설을 했다고 한다. 최씨는 그때부터 매우 힘들어했다. 천안 쪽이 특히 조합원들 괴롭힘이 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 뉴스Y 영상 캡처
ⓒ 뉴스Y 영상 캡처

이같은 소식에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하루 천억씩 이익을 내는 삼성전자, 그리고 생활고로 인해 자살로 내몰리는 삼성 노동자... 현실이 참 막막하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눈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이어 “하청노동자여러분, 비통하고 또 비통하지만 버티셔야 합니다. 더 이상의 자살은 안 됩니다. 제발 부탁, 부탁! 드립니다. 재조사합니다. 함께 살아서 싸웁시다”라고 호소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트위터에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얼마나 힘들면 30대 청춘이 목숨을 끊나”라고 개탄하며 “작작 좀 해라 삼성!”이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삼성, 언제까지 봉건적 노사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라고 삼성의 노조탄압 행태를 비판했다.

네티즌들도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시, 삼성의 노조탄압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했다.

정중규 대구대 한국재활정보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은 이제껏 해 온 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것 같다”는 글을 남겼고, 아이디 ‘hoo******’는 “‘욕설 녹취’ 삼성전자서비스 천안 센터 노동자 자살. 삼성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부르는 전령. 삼성에 ‘사회적 책임’ ‘노동자들의 권리’를 요구하는 건 무리인가? 삼성=한국의 ‘대표 악’”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밖에도 “아, 사람 사는 세상이 언제쯤 온단 말인가ㅠㅠ”(‏islan*****), “서른 두 살의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의 죽음. 삶보다 죽음을 해방구로 택한 그의 삶 앞에 나는 오늘도 한없이 부끄럽다. 오늘 저녁미사는 그를 위해 바쳐야겠다”(srco****)라는 등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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