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 의미 축소 시도?

“시민단체가 ‘반미자주투쟁의 장’으로 활용”…진보연대 “삼류소설에 날조”

<조선일보>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와 비교하며 한 시민단체가 이를 ‘반미 자주 투쟁’의 계기로 보고 ‘투쟁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폄하했다.

29일자 <조선일보>는 “시국선언 이어 촛불…국정원 사건 시위, 광우병 때와 닮은꼴”이란 제하의 기사를 8면에 배치하고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주도한 그룹 중 하나인 한국진보연대가 올해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반미(反美)자주투쟁’의 계기로 보고 촛불 시위를 ‘투쟁의 장’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29일자 <조선일보> “시국선언 이어 촛불…국정원 사건 시위, 광우병 때와 닮은꼴” 기사 ⓒ 조선일보 인터넷판 캡처
29일자 <조선일보> “시국선언 이어 촛불…국정원 사건 시위, 광우병 때와 닮은꼴” 기사 ⓒ 조선일보 인터넷판 캡처

신문은 이어 진보연대의 7~8월 반미 행사 개최 계획을 전하면서 ‘광우병 대책회의’ 공동대표를 지낸 한상렬씨와 반미 집회의 단골 멤버인 오종렬‧박석운씨 등이 이 단체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지난 27일 참여연대 등 209개 시민단체가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비상 시국회의’를 열어 전국 규모의 촛불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것과 이를 전후해 서울대·성균관대·한양대·동국대·충남대 등 소속 일부 교수의 시국선언이 잇따랐다는 내용을 이어 배치하고는 진보연대가 이런 흐름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조선>의 이같은 보도는 2008년 여중생들이 처음 들었던 ‘광우병 촛불’을 ‘배후’ 운운하며 폄하했듯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또한 한국진보연대 활동과 결부시켜 그 의미를 축소‧왜곡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대표는 ‘go발뉴스’에 “해당 보도는 삼류소설, 날조에 가깝다”면서 “‘(조선이)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의미 축소를 위한 언론공작 수준의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신문에 언급된) 2008년도에 나와 있는 광우병 촛불집회의 주요 요구사항이나 실행단계가 완전히 엉터리”라면서 “당시 신문만 검색해 봐도 다 나오는데 완전히 사기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먼저 시작했고, 참여연대, 민변 등이 이를 지원하기 위해 가세하게 된 것”이라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와 짜맞추기 위해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의 주요 요구사항 등을 창작 해 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는 최근 잇따른 시국 선언을 통해 국정원의 정치 및 대선 개입 의혹을 규탄하고 있는 20대 대학생들의 주도로 이뤄졌다. 여기에 참여연대와 민변 등 시민단체들이 가세하면서 28일 광화문 첫 대규모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한편,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 10여 곳에서 개최된 대규모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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