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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전문가’ 고상만, <조선> 정면 반박…“대선 맞춰 유골 파냈다고?”국회 강연 “민주, 특별법 아닌 ‘장준하법’ 제정 올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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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필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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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17  17:13:48
수정 2013.04.17  17: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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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5년 서거한 고 장준하 선생의 사인이 최근 ‘사실상 타살’로 결론내려진 가운데, 고상만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이 <조선일보>의 관련 인터뷰 기사 및 칼럼에 대한 정면 반박에 나섰다. 고 전 조사관은 장 선생의 의문사 의혹을 추적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장준하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고 전 조사관은 17일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연 ‘나는 장준하를 보았다!’에서 최근 <조선일보>에 실린 선우정 주말뉴스부장의 칼럼과 최보식 선임기자의 인터뷰 기사를 언급했다.

선우 부장은 칼럼에서 “(장준하) 선생의 생전에도 사후에도 고통을 인내할 수 밖에 없었던 유족의 눈물에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세상에 그 모습까지 공개한 것이 최선이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며 “무엇보다 주변인이 일으키는 소음 속에서 끝없이 상처받는 한 인간의 초라한 권리가 마음에 걸린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한 인간이란 ‘장준하 사건’의 목격자로 알려져있는 인물이자 갖가지 의혹에 휩싸여있는 김용환 씨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선우 부장은 김 씨를 ‘K씨’라고 지칭하면서 ‘장준하 사건’에 대해 “국가기관이 단일사건을 이처럼 여러차례 조사한 것은 전례가 많지않다. K씨는 그때마다 죄인처럼 불려다녔다”고 전했다.

이어 “진상을 밝힌다는 명분 뒤에서 인격을 무시당하는 K씨의 처지는 정말로 참담하다”며 “실명 밑에 걸린 잡다한 글 속에선 날마다 인권을 외치는 사람들의 잔인한 민낯을 확인할 수 있다. K씨가 78세 시골 노인이 아니라 자기 권리에 민감한 투쟁적 젊은이였다면, 그들은 감히 이렇게 못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전 조사관은 장 선생의 유골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경위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선우 부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고 전 조사관은 “장 선생이 모셔진 묘소의 석축이 지난 2011년에 무너졌는데 복구비용이 2000만원이 든다는 것이었다”며 “유족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광복군 자격으로 장 선생님을 대전 현충원에 모시려고 했는데 그때 이인재 파주시장이 유족에게 찾아와 시유지 땅을 ‘장준하 공원’으로 만들테니 이리로 모시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족이 이를 수용했고 지난해 8월 (서거) 37주기에 맞춰 (장 선생을 새로운 묘소로) 안장하기 위해 묘를 팠다. 그런데 유골에 가격흔이 발견됐고 그래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라며 “지금도 인터넷 상에는 마치 유족이 대선에 맞춰 뭔가 하려고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말 몰상식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고 전 조사관은 “만약 이 사건을 재조사한다면 두 사람을 위해 해야 한다. 한명은 장 선생이고 김용환 씨를 위해서도 재조사를 해야 한다”며 “만약 지금 이 상태에서 조사가 끝난다면 김 씨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원히 이 사건의 용의자일 수 밖에 없고 의혹의 중심인물일 수 밖에 없다. 그가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게 진짜 인권”이라고 지적했다.

장 선생의 유골 감식을 맡은 법의학자 이정빈 교수와의 인터뷰를 담은 최보식 선임기자와의 기사에 대해서도 고 전 조사관은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최 선임기자는 해당 인터뷰에서 이 교수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유골감식결과에 대해 반론에 가까운 의문을 계속 제기했다. 특히, “지형 조건에 따라, 또 어떻게 떨어졌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 않은가?”라고 물으며 ‘당시 장준하는 배낭도 메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 전 조사관은 “장 선생이 추락하지 않았다는 진짜 증거는 바로 배낭이다. 그 가방안에는 스탠레스가 아닌 얇은 유리막이 들어있는 보온병이 있었다”며 “14m에서 떨어져 어깨뼈가 안 부서질 정도라면 상당히 큰 충격을 가방이 받았어야 하는데 그 가방안에 들어있던 보온병은 깨지지 않았고 지금도 (유족의) 집에 있다”고 지적했다.

“‘장준하 특별법’ 아닌 ‘장준하 법’ 만들어져야”

고 전 조사관은 “(의문사위 조사) 당시에 우리가 해결하지 못했던 두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유골감정이었는데 이번에 법의학감정을 통해 ‘외력(外力)에 의한 가격’임이 확인됐고 이제 남은 것은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와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의 문서고에 있는 당시 기록일지”라고 밝혔다.

이어 “장 선생의 모든 기록은 (중정의) 행적일지에 다 있다. 모든 것이 써있는데 유독 장 선생 사망 이후 사건현장 관련 내용이 없다”며 “중정직원에게 물어보니 자기네가 봐도 ‘이상하다. 반드시 썼어야 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 ⓒ go발뉴스
고 전 조사관은 “특히 보안사는 우리에게 한 장의 문서도 주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가 (저료유무를) 물어볼 때마다 존안자료가 없다고 했지만 거짓말”이라며 “보안부대장은 (사건) 현장에 안왔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운전병을 찾아서 조사해보니 (온 것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고 (보고서를) 타이프를 쳐서 보안사령관에게 보냈다는 진술을 얻어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 전 조사관은 “더 많은 (사건관련)문서가 문서고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문서고에 들어갈 수 있는 그 날이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날”이라며 “그 (조사)권한에는 강제수사권과 압수수색권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고 전 조사관은 ‘장준하 특별법’이 아닌 ‘장준하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특별법을 만들면 20~30명의 조직밖에는 안될텐데 그런 정도의 권한으로 거대권력기관과 싸워 그들의 문서고에 들어가 볼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이라며 “3m짜리 담벼락이 있는데 1.5m짜리 장대를 주고 넘으라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준하 법’은 장준하 하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 과거 독재권력시기에 발생했던 모든 억울한 죽음, 불행한 죽음을 규명할 수 있는 법”이라며 “민주당은 장준하 법을 만들기위해 올인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장준하 부인 “5년만 더살게 해달라”…의사에게 호소한 이유는?

이날 강연회에서 고 전 조사관은 장 선생의 인품과 청렴함을 엿볼 수 있는 일화를 몇가지 소개했다.

고 전 조사관에 따르면 장 선생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난 후 <사상계> 부도와 관련, 빚쟁이들이 몰려와 월급을 차압당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살림에서 한 건설업자가 김 여사에게 “남편 명함에 도장하나만 찍어서 가져오면 집한채 값을 준다”는 제안을 했고 김 여사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자녀들을 위해 명함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명함은 보이지 않았고 어느날 김 여사는 장 선생의 눈치를 살피다 명함이 어딨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이를 가만히 듣고있던 장 선생은 “누가 내 명함에다가 도장을 찍어서 가져오라고 했느냐”고 물었고 김 여사는 놀랐다는 것이다. 그러자 장 선생은 “나는 명함을 만들지 않았다”며 “당신에게는 미안하지만 앞으로 명함을 만들지 않을 것이니 도장 찍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독재타도’에 일생을 바친 장 선생의 ‘동반자’다운 김 여사의 면모도 소개됐다. 지난 1월 고 전 조사관을 만난 김 여사는 병원에 가서 X레이와 CT촬영을 했는데 가슴에 종양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 그런데 김 여사는 의사에게 5년만 더 살게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의사가 이유를 묻자 김 여사는 “만약 지금 죽으면 남편을 만날텐데 남편이 ‘지금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내가 앞으로 5년을 더 살아서 대통령이 바뀐다음에 죽어야 남편을 만날 수 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 전 조사관은 이같은 일화를 소개하면서 “장 선생은 진짜 보수였다. 돌아가시지 않고 살아계셨다면 우리나라 보수의 지도가 바뀌었을 것”이라며 “진짜 보수는 남의 아픔을 위로해 주는 것이다. 잘못된 수구, 부패, 친일, 반민족 세력이 (자신들을) 보수라고 주장하는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이 사실은 우리 사회의 진짜보수”라는 생각을 나타냈다.

또한, “장 선생은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위해 싸웠다. 이제 우리가 못난 후손이 되지않겠다는 것을 약속해야 한다”며 “완전한 민주주의, 완전한 인권의 나라를 만드는 것이 장 선생이 바랐던 나라라고 생각한다. 38년이 아니라 380년이 지나도 밝혀져야 할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국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강연이 끝난 후 고 전 조사관은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장 선생님의 이름을 알고 일부 내용에 대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장 선생이 어떤 분이고 무엇을 위해 스스로 죽음의 길을 걸어갔는지에 대해 제대로 아셨으면 한다”며 “그런 것들에 대해 국회에 계신분들부터 먼저 들었으면 해서 (강연)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 전 조사관은 “노조나 학교, 시민단체에서 제안이 들어와 지금까지 여러 곳에서 강연을 했다”며 “‘중앙정보부가 보는 장준하’를 토대로 글을 쓰려고 생각중이다. 중정이 장 선생의 모든 동향을 세세히 기록했는데 그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볼 기회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김광진 의원과 일반시민, 의원 보좌관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강연회는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화기애애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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